거세개탁(擧世皆濁)[2021.06.06]

거세개탁(擧世皆濁)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2012년 교수들이 뽑은 우리나라 올해의 사자성어이기도 합니다. 이 말은 중국 전국시대(B.C.403~221) 말기, 초(楚)나라 정치인이자 시인이었던 굴원(屈原, B.C.343~278)이 지은 어부사(漁父詞)의 다음과 같은 말에서 기원하고 있습니다.

擧世皆濁 我獨淸 (게세개탁 아독청) 온 세상이 다 혼탁한데 나 홀로 깨끗하고
衆人皆醉 我獨醒 (중인개취 아독성) 모든 사람이 술에 취했는데, 나홀로 깨어있다

초나라의 정치인이었던 그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대다수 타락한 사실을 개탄하면서 방황합니다. 그러다가 후일 결국 진(秦)나라에 의해 초(楚)나라가 공격을 받고 계속 쇠락의 길로 접어들자 절망하여 멱라강(汨羅江)에 몸을 던져 생을 마감합니다.

굴원(屈原)의 삶과 이야기를 보면 시편 기자의 “터가 무너지면 의인이 무엇을 할꼬”(시 11:3)라는 말씀이 되새겨집니다.

무엇보다 2012년 사자성어가 거세개탁(擧世皆濁)이었는데, 오히려 지금 시대가 더 거세개탁(擧世皆濁)이 아닌가 생각되어집니다. 갈수록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사람들은 자신의 소견에 옳은대로 행하면서 타락의 길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시대를 성도는 지혜롭게 살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대가 아무리 타락해도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늘 잊지 말아야 합니다. 사람들의 죄악이 관영하여 하나님의 심판이 임할 때 노아 가족은 구원을 받았습니다.

노아와 그 가족이 구원받은 이유에 대해 성경은 “그러나 노아는 여호와께 은혜를 입었더라 노아의 사적은 이러하니라 노아는 의인이요 당세에 완전한 자라 그가 하나님과 동행하였으며”(창 6:8-9)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세상이 끝장나는 상황에서도 구원받을 수 있는 방법은 하나님의 은혜가 가장 중요하며,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노아는 그러한 삶을 살았던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롬 12:2)고 말씀합니다. 시대의 흐름이나 풍조를 따라 가는 것은 조심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뜻을 잘 분별하며 그 뜻 가운데 살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아가 시대의 상황을 보면서 절대 절망하지 말아야 합니다. 굴원(屈原)처럼 멱라강에 몸을 던지는 일은 없어도 절대절망은 금물입니다. 왜냐하면 인간세상의 최악과 타락도 결국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이루어가는 과정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곧 거세개탁(擧世皆濁) 역시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과정 속에 들어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주님의 재림이 온 세상의 타락과 성도의 배도 속에 이루어지는 것임을 성경이 말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그러나 인자가 올 때에 세상에서 믿음을 보겠느냐”(눅 18:8b)라고 하십니다. 곧 온 세상에 믿는 자를 찾아보기 어려울 때에 주님의 재림이 있을 것을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고 경외하지도 않으면서 급속히 다른 길로 가고 있습니다. 거세개탁(擧世皆濁)의 시대 속에 맘몬을 하나님으로 섬기면서 하나님의 진노를 계속 쌓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시대 풍조를 잘 분별하면서 우리는 세상을 이기신 주님만을 바라보며 모두 승리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이만용

2021-06-08T19:18:16+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