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자」(荀子) 제9편 왕제(王制)에 보면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옵니다. 곧 “구구이존 구구이망(具具而存 具具而亡)”입니다. 이는 “존속할 조건을 갖추고 있으면 그 나라는 존속하고 망할 조건을 갖추고 있으면 그 나라는 망한다”는 말입니다.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 수많은 나라의 흥망성쇠를 지켜 본 순자(荀子)는 위와 같이 나라의 흥망성쇠에 대해 핵심적으로 이야기한 한 것입니다. 특히 역사와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고 있던 순자는 전국칠웅(戰國七雄)의 판세를 진(秦) 나라 중심으로 바라보면서 유가, 도가, 묵가, 법가, 명가 등 모든 사상의 통합을 이루어낸 탁월한 인물이었습니다.
순자는 땅이 통일되면 사상도 통일된다는 것을 일찌감치 알고 있었습니다. 이에 당시 대세(大勢)가 대일(大一)(천하통일)을 향해 나아가고 있던 때에 그는 사상의 융합, 곧 완결을 「순자」(荀子)라는 책으로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 진(秦)에 의해 천하가 순자 사후 17년 만에(B.C 221년) 통일됩니다. 이에 진(秦)에 의해 멸망한 나라들은 망한 이유가 있었으며, 진(秦)은 존속한 이유와 천하통일의 이유가 있었습니다. 망한 나라들은 지도자의 무능, 인재의 부재, 정치제도의 불합리와 부패구조, 소탐대실의 시대적 흐름에 대한 오판 등이 있었습니다.
순자가 이야기한 “구구이존 구구이망”은 비단 나라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이는 회사나 교회나 어떤 조직에도 적용되는 말입니다. 망하는 회사는 망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존속하는 회사는 존속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망하는 교회는 망하는 이유가 있고, 존속하는 교회는 존속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더 크고 넓고 멀리 볼 때에 기독교 역시 흥할 때에는 그 이유가 있었고 망할 때에는 그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의 역사를 살펴보아도 그러합니다. 북왕국 이스라엘이 망한 이유에 대해 성경은 우상숭배와 하나님을 버림과 타락으로 말씀하고 있습니다(왕하 17장). 남왕국 유다 역시 하나님을 떠나 타락하고 우상숭배하고,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강대국의 눈치를 보고 의지할려고 했으며, 완전히 다른 길로 갔기 때문에 망했다는 것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역사와 성경을 통해 말씀하시고 교훈하신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가 나라와 민족과 국가와 교회를 위해 기도할 때에 하나님께서 도와주셔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나라는 여호와의 것이요 열방의 주재는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시 22:28).
지금 우리나라는 기로에 서 있습니다. 나라 뿐만 아니라 교회도 그러합니다. 번영과 축복의 길로 나아갈 수도 있고, 반면 그렇지 않고 퇴보의 길로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며 나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