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이 중요합니다

「중용」(中庸) 제 15장에 군자의 도(道)에 대한 말씀이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곧 “군자지도(君子之道)는 비여행원필자이(譬如行遠必自邇) 하고 비여등고필자비(譬如登高必自卑)니라”는 말씀입니다.

이를 번역하면 “군자의 도는 먼 곳을 가고자 하면 반드시 가까운 곳에서부터 시작하고, 또한 높은 곳에 오르고자 하면 반드시 낮은 곳에서 시작하는 것과 같다고 비유할 수 있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인용하여 안중근 의사가 1910년 3월 여순감옥에서 “登高自卑 行遠自邇”(등고자비 행원자이)라고 기록했습니다. 곧 “높은 곳을 오를 때에는 반드시 낮은 곳에서 시작해야 하고, 먼 곳을 갈 때에는 반드시 가까운 곳에서 시작해야 한다“라는 것입니다. 안중근 의사의 이 글귀를 성북동에 있는 “우리 옛돌 박물관”에 전시해 놓았습니다.

어떤 일을 하든지 기본이 가장 중요함을 역설한 말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려서부터 하나님을 제대로 알고 배우고 신앙 생활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아이에게 바른 가치관을 가르치고 제대로 살아가도록 하기 위해서도 어려서부터의 교육이 중요합니다.

잠언 기자는 “아이를 훈계하지 아니치 말라 채찍으로 그를 때릴지라도 죽지 아니하리라 그를 채찍으로 때리면 그 영혼을 음부에서 구원하리라”(잠 23:13-14)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시편 기자는 “하나님이여 나를 어려서부터 교훈하셨으므로 내가 지금까지 주의 기사를 전하였나이다”(시 71:17)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사람 디모데 역시 어려서부터 성경을 배웠습니다. 사도 바울은 디모데를 향해 “또 네가 어려서부터 성경을 알았나니 성경은 능히 너로 하여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에 이르는 지혜가 있게 하느니라”(딤후 3:15)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신앙생활 한 사람은 기본기를 잘 다져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면 청년이나 중년 혹은 노년의 시기에 주님을 만나 신앙 생활하는 사람들은 노력을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평소에 평이한 듯 보이는 정기적인 예배나 성경읽기와 기도, 나아가 전도하는 삶이 결정적인 순간에는 아주 중요하게 작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마치 군인들이 전쟁의 때를 위해 훈련을 열심히 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믿음의 아들 디모데에게 “네가 그리스도 예수의 좋은 군사로 나와 함께 고난을 받을지니 군사로 다니는 자는 자기 생활에 얽매이는 자가 하나도 없나니 이는 군사로 모집한 자를 기쁘게 하려 함이라”(딤후 2:3-4)고 권면하고 있습니다.

군사가 되기 위해 기본 군사훈련을 반드시 받아야 하는 것처럼 신앙의 군사 역시 신앙의 기본 교육을 반드시 이수해야 되는 것입니다. 이는 삶 전반에 있어서도 그러합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기본적 가치관이나 삶이 자세가 많이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극심한 이기주의로 치닫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마음이 대단히 메말라가고 있습니다. 시편 기자의 “터가 무너지면 의인이 무엇을 할꼬”(시 11:3)라는 고백이 저절로 나오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시대라고 할지라도 하나님께서는 여전히 살아계시고 인간역사의 모든 것을 붙들고 계시다는 사실을 분명히 믿고 본질적이며 기본적인 예배와 말씀과 기도와 찬양과 전도하는 삶을 끝까지 지속해 가야겠습니다.

이만용

2022-11-23T21:07:32+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