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 길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길은 사람이 산책하면서 걸을 수 있는 좁은 길, 그리고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왕래할 있는 길, 또한 차가 오가는 차도(車道) 있습니다. 차도(車道)는 물론 일방통행, 2차선, 4차선, 6차선, 8차선 등등 다양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는 경제가 발전해 오면서 길이 상당히 발달해 왔습니다. 교통이 그만큼 편리해졌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길이라는 것을 가만히 생각해 보면 많은 의미를 갖게 하는데,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는 길을 통해 세계를 정복해 나갔으며, 제국을 유지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팍스 로마나’(로마에 의한 평화)가 지속될 수 있었던 이유는 군사력이나 내치(內治)의 안정만 아니라 ‘로마 가도’(길)가 크게 이바지했다고 이야기 합니다. ‘로마 가도’는 단순한 ‘길’의 의미를 넘어 ‘로마의 정치’이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그녀는 ‘가도의 여왕’(regina viarum)이라 불린 아피아 가도(Via Appia)는 최초의 로마식 가도이며, 로마제국이 동방으로 나아가는 대동맥이었으며, 또한 가도의 본보기였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아피아 가도를 출발로 여러 가도가 만들어지고 로마제국 전역을 네트워크화 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로마 가도는 간선도로만 전체 80,000km나 되었다고 합니다.
참고로 로마가도는 나라에서 건설한 것이 80,000km이며, 지방자치단체가 건설한 것이 150,000km였으며, 개인이 건설하여 공공에 개방한 것이 70,000km였습니다. 그러니까 실제 로마전체 가도망은 300,000km나 되었던 것입니다. 이런 로마가도는 그야말로 로마제국의 동맥 역할을 했는데, 모든 길을 로마로 통한 것이었습니다.
시오노 나나미는 성(城)이나 방벽은 왕래를 차단하나 가도는 왕래를 활성화시키는데, 가장 분명한 예로 로마의 가도와 중국의 만리장성을 생각해 보면 된다고 합니다.
옛 시대와 달리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길’의 의미가 인간문명과 과학의 발달로 인해 많이 희석되었지만 여전히 그 중요성을 간과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예로부터 중요하게 생각되어지고 활용되어온 지형은 지금도 여전히 중요한 것입니다. 이것은 특히 전쟁시에 그러합니다. 강과 바다와 산과 평지와 사막과 협곡 등은 부족과 민족과 국가 간의 경계가 되어 왔고 지금도 경계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
초기 교회 역시 주님의 일군들이 복음을 전할 때 이러한 지형을 고려하고 효과적인 복음 전도를 위해 노력해 왔던 것입니다. 배를 타고 강이나 바다를 건너기도 하고, 산을 넘기도 했으며, 말이나 낙타를 타고 이동하면서 복음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오늘날도 이렇게 복음을 전하기도 하지만 더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수단들을 많이 이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길’을 통해 사람들의 생활이 이루어지고, 문명이 전파되고, 때론 전쟁도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처럼 물리적인 ‘길’이라는 것을 생각하면서 여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걸음 더 나아가 우리가 태어나서 살다가 죽어 주님께 나아가는 ‘인생길’의 의미를 되새겨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인생길은 너무나 짧다는 생각이 듭니다(시 90:10). 잠시 잠간 머물다 가는 우리 인생길에서 의미 있는 삶을 산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입니다. 가장 의미 있는 일은 하나님께로 나아가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요 14:6)을 증거 하는 것입니다. 잠시 잠간 후면 만나게 될 주님을 생각하면서 우리에게 주어진 인생길 기간 동안 부지런히 주님을 증거할 때에 주님께서 기뻐하시고 후일 칭찬해 주실 것입니다.
시오노 나나미는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기보다 모든 길은 로마에서 출발한다고 하는 것이 로마제국 전역에 펼쳐져 있는 로마 가도를 이해하는데 빠르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구원의 길은 예수님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며, 그 시작은 복음증거로 출발한다”는 사실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