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슐리외

   20세기 프랑스의 대표적 지성으로 불리는 앙드레 모루아(Andre Maurois)가 1947년에 집필한 ⌜프랑스사⌟가 있습니다. 프랑스인인 그는 프랑스에 대해 “프랑스 인종이란 것이 존재했던 적은 없다. 현재 프랑스를 구성하는 지역은 유럽대륙의 서쪽 끝이라 침략을 마무리하거나 침략자가 정착했던 곳이었다.”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프랑스 국민은 정당한 일이라고 믿으면 그것을 쟁취하기 위해 어떠한 희생도 감수했다”라고 프랑스 국가가 형성되는 과정 속에서의 그 정신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모루아는 프랑스 절대왕정 시대에 그 기초를 단단히 다졌던 아르망 장뒤 리슐리외(1585~1642, Armand-Jean du Plessis, cardinal et duc de Richelieu) 재상에 관한 기록을 하고 있습니다.

곧 그는 리슐리외에 대해 추기경이자 재상으로서 최고지위에 있었던 인물로 이야기하면서 그는 대단히 명석했으며 비밀 유지에 철저했으며, 한 눈에 사물을 파악하는 안목이 있었다고 이야기합니다.

모루아는 리슐리외가 언급한 명언들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성이 만사를 규제하고 지시해야 한다.” “복수심 강한 사람에게 권력을 주는 것은 미친 사람에게 칼을 주는 것과 같다.” “모욕에 조금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욕설은 그것을 받는 사람에게 훈련 기회와 명예를 준다.” “정치는 미리 계획한 의사보다 사태의 진전에 따라 필연적으로 움직인다.” “내 첫 번째 목표는 국왕의 존엄성 확립이고 두 번째는 왕국의 위대성을 유지하는 일이다.”

절대왕정의 기초를 놓았던 그는 1942년 임종의 자리에서 사제가 “당신은 적을 용서하시겠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그때 그는 “내겐 국가의 적 외에는 어떠한 적도 없습니다.”라고 했습니다. 루이 13세 시대에 왕과 리슐리외의 유일한 목적은 국가의 부흥과 융성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리슐리외에 대해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그것은 귀스타브 르 봉이 그의 ⌜혁명의 심리학⌟에서 1627년 프로테스탄트 15,000명이 죽임 당한 사건을 언급하고 있는데, 당시 라로셀을 포위하게 한 사람이 추기경이었던 리슐리외였다는 사실입니다. 모루아는 이런 사실을 언급하고 있지 않지만 르 봉은 기록을 하고 있습니다. 재상이 된 후 리슐리외는 교황을 대적하는 자세를 취하기도 했지만 양면성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에도 기억하면서 오늘 우리는 리슐리외의 많은 명언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이 자신을 모욕하고 비방하는 것에 대해 그는 별로 개의치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훈련의 기회이자 명예를 가질 수 있는 계기로 삼았다는 것입니다. 보통 사람은 이유 없이 자신을 비방하거나 욕하는 사람에게 쉽게 반응하기 쉽습니다. 그렇지만 리슐리외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성도로서 이 땅을 살아가는 가운데 성도라는 이유만으로 모욕과 비방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 마다 주님의 다음 말씀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곧 주님은 우리가 주님을 위해 욕을 먹고 핍박을 받는다면 오히려 그것은 복이 있는 것이며 기뻐해야 할 일이라고 하십니다. 하늘나라 상급이 크다는 것입니다. 주님 나라를 위해 욕먹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마 5:11-12).

나아가 리슐리외는 임종시 자신에게는 국가의 적(敵) 외에는 어떠한 적도 없다고 했는데, 우리 역시 우리에게 있어서는 세상 모든 사람이 전도의 대상이며 구원받아야할 죄인이라는 분명한 생각을 가지고 나아가야 합니다. 그들을 적대시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생명의 복음을 반드시 전해야 할 대상임을 알고 나아가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앙드레 모루아의 대표적 3부작 ⌜프랑스사⌟, ⌜미국사⌟, ⌜영국사⌟는 반드시 우리 서재와 가정에 비치해 두고 반복해 읽고 교훈을 얻어야 할 역사 분야 중요한 자료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에 역사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지고 승리하는 모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만용

2023-11-23T02:20:52+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