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극필반(物極必反)

당(唐)나라 측천무후와 관련된 이야기 가운데서 나온 “물극필반 기만즉경”(物極必反 器滿則傾)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소안환(蘇安桓)이라는 신하가 측천무후의 섭정에 대해 목숨을 걸고 상소를 올린 가운데 간언한 말입니다. 그 뜻은 “모든 사물은 극에 달하면 반드시 반전하고 그릇도 차게 되면 넘친다”라는 것입니다. 이는 측천무후에게 너무 욕심을 부리지 말라는 말이었습니다.

노자(老子) 「도덕경」(道德經) 40장에 나오는 “반자, 도지동”(反者, 道之動, 되돌아가게 하는 것이 도의 움직임이다)이라는 말과 맥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 헤겔의 정반합(正反合(정반합)도 이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극필반 기만즉경(物極必反 器滿則傾)이란 말을 인간사(人間事)에 적용해 보면 홍수심판 이전의 세계 사람들의 모습에서 “여호와께서 사람의 죄악이 세상에 관영함과 그 마음의 생각의 모든 계획이 항상 악할 뿐임을 보시고”(창 6:5)라는 말씀과 연관지어 볼 수 있습니다.

곧 죄악이 관영(貫盈, 죄악 같은 것이 가득참)함으로 하나님의 심판이 임할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소돔과 고모라이 죄악이 그러했습니다. 또한 가나안땅 거민의 죄악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여호수아 이후 사사시대를 맞이하여 범죄한 이스라엘의 죄악 역시 그러했습니다.

인류역사를 보면 물극필반(物極必反)의 예는 수도 없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말세지말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있어서도 이러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성경의 역사관은 선적(線的) 역사관입니다. 곧 시작과 과정과 끝이 있다는 것입니다. 역사의 끝은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통해 이루어지게 됩니다. 그때는 그야말로 모든 사물과 상황이 극(極)에 달한 시대가 될 것인데, 주님 말씀처럼 세상에서 믿는 자를 찾기 어려운 때가 될 것입니다(눅 18:8). 특히 인간의 죄악이 극에 달하여 주님의 재림을 통해 역사를 마무리하시는 때가 되는 것입니다.

성경이 말씀하는 역사의 끝은 물극필반(物極必反)이나 노자(老子)가 이야기한 단순한 “반자, 도지동”(反者, 道之動)이 아니라 그야말로 역사의 엔딩(ending)인 것입니다. 그리고 천년왕국시대와 그 이후 영원한 세계가 펼쳐지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세상의 학문이나 지식을 공부하고 습득하되 그것이 진리는 아니라는 것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유일무이한 진리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이기 때문에 세상 학문은 참고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배우기를 게을리하거나 무시하라는 말은 절대 아닙니다. 부지런히 공부하고 애를 쓰는 가운데 진리가 더욱 빛이 난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느 듯 가을의 중반에 들어선 것 같습니다. 만물의 순환 속에 우리나라는 사계(四季)가 있다는 것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비발디의 ‘사계’를 들으며 따듯한 커피 한잔에 하나님의 섭리와 은혜를 감사하면서 오늘도 살 수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감사한 일인 것 같습니다. 특별히 생명과 진리의 말씀을 사모하며 묵상하며 증거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감사한 일입니다. 물극필반(物極必反)의 원래적 의미와 함께 영적 의미를 부여하여 다시 오실 주님의 재림을 사모하며 모두 승리하기를 기도합니다.

이만용

2022-10-26T19:12:5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