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근대 자본주의의 최고 영도자라고 불리는 시부사와 에이치(澁澤榮一)가 쓴 「논어와 주판」(페이퍼로드, 2010년)이 있습니다. 이 책은 일본에서 ‘비지니스 바이블’로 불리면서 지금도 전해져 오고 있는 책입니다.
그는 이 책에서 공자가 “부(富)를 악”이라고 해석한 주자학파의 말은 오류라고 하면서 정당한 부(富)는 부끄럽지 않은 것이라고 했습니다. 나아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역설하면서 실업계에서 은퇴하면서 부(富)를 사회에 환원했습니다.
그는 왼손에는 논어(論語)를 들고, 오른손에는 경제를 상징하는 주판을 들고 당당하게 경제활동을 하라고 메시지를 던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고(故)호암 이병철 회장처럼 시부사와 에이치 역시 논어를 평생 들고 경영을 한 것입니다.
“깨끗한 부자”라는 말이 모순이 있는 듯 보이지만 성경은 부자에 관해 말씀하고 있습니다. 아브라함이나 이삭은 부자였습니다. 솔로몬은 역사상 가장 부유했던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부자 청년에 예수님께 왔다가 떠난 후 제자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부자는 천국에 들어가기가 어려우니라 다시 너희에게 말하노니 약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마 19:23 -24)고 하셨습니다.
사도 바울은 믿음의 아들 디모데에게 “우리가 세상에 아무것도 가지고 온 것이 없으매 또한 아무 것도 가지고 가지 못하리니 우리가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은즉 족한 줄로 알 것이니라 부하려 하는 자들은 시험과 올무와 여러 가지 어리석고 해로운 정욕에 떨어지나니 곧 사람으로 침륜과 멸망에 빠지게 하는 것이라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나니 이것을 사모하는 자들이 미혹을 받아 믿음에서 떠나 많은 근심으로써 자기를 찔렀도다”(딤전 6:7-10)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과 바울의 말씀은 부(富)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씀하신 듯 보입니다. 그런데 그 의미를 제대로 깨닫는 것이 중요합니다. 곧 부(富)를 하나님보다 더 사랑하는 것은 문제가 된다는 것입니다. 천국에 들어가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부(富)를 하나님의 자리에 두고 섬기는 일이 되기 때문입니다.
부(富)나 돈은 중립적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누구 손에 들려 있느냐가 문제입니다. 하나님께서 부나 재물을 맡기실 때 그 이유와 목적을 잘 알아야 합니다. 곧 부자는 부자된 이유를 알아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오히려 주어진 부가 올무가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로 나아가는 길에 걸림돌이 됩니다.
오늘날 수많은 사람들이 부(富)와 재물에 매여 하나님을 멀리 떠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곧 황금만능주의에 사로잡힌 사람이 많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물질이 있지만 욕심은 화를 불러온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약 1:15). 필요한 만큼이 있을 때 지족하는 마음을 가지고 감사하며 살아야 합니다(딤전 6:7-10, 잠 30:7-9).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무조건 많이 모이기만 하면 된다는 재물관이 많이 혼탁한 이 시대에 성경적 재물관을 다시 한번 생각하면서 살아가는 모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