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나라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이탈리아의 위대한 시인으로 알려져 있는 단테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단테 알리기에리(Dante Alighieri, 1265~1321년)가 쓴 「신곡」(神曲)은 너무나 유명한 작품인데, 누구나 한번쯤 읽어보았을 것으로 다들 생각하고 있습니다. 「신곡」(神曲)이라는 작품이 나오게 된 결정적 배경은 베아트리체 포르티나리(Beatrice Portinari)라는 단테가 사랑했던 여인과의 첫 만남과 두 번째의 우연한 만남과 그 이후의 병으로 인한 그녀의 죽음이었습니다.

베아트리체의 죽음은 단테의 문학성을 최고조로 고양시켰으며, 그로 하여금 신적 세계를 상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에 단테는 「신곡」을 통해 지옥, 연옥, 천국을 상상하면서 작품을 쓰는데 천국에서 베아트리체를 만나게 됩니다. 베아트리체의 안내를 받아 천국을 여행하는 가운데 그는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세계로 들어가게 되는 것으로 작품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곧 빛이신 하나님을 바라보게 되는 것입니다.

단테가 「신곡」에서 이야기하는 많은 부분이 비성경적인 내용도 있지만 그저 참고하면서 읽어보면 우리의 신앙생활에 좋은 교훈을 얻을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단테가 그리는 천국은 제1고리인 월천부터 수성천, 금성천, 화성천, 목성천, 토성천, 항성천, 원동천, 그리고 최고의 하늘인 정화천에 이르게 됩니다. 그런데 단테가 그리는 천국은 지옥과는 달리 빛의 세계임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빛이시기 때문입니다. 단테는 「신곡」 마지막 부분에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 인간 지성이 다다르지 못할 지고의 빛이시여! 나는 그 빛 깊숙한 곳에서 보았다. 흩어진 잎들 같은 우주의 모든 것들이 그 우주의 사랑으로 단 한 권의 책 안에서 결합되어 있었다. 그 안에서 실체와 사건, 그리고 그들의 관계가 아우러져 있었다. 내가 지금 묘사하는 것은 단지 그 빛의 깜빡거림일 뿐이다. 나는 우주적 형식, 모든 것들의 아우름을 보았다고 생각한다. 지금 이런 말을 하는 순간 내 가슴은 기쁨으로 뛰고 있음을 느끼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빛 속에는 언제나 존재하시는 하나님의 모습만 존재했다. 그분의 맑고 깊은 실체 속에서 나는 맑은 색을 지닌 세 개의 원이 하나의 공간에서 아우러지는 위대한 빛을 보았다. 완벽하게 균형을 이루며 돌아가는 바퀴처럼, 태양과 다른 별들을 움직이시는 하나님의 사랑으로 나의 의지와 소망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느꼈다.”

단테의 이러한 표현을 프랑스의 삽화가이자 판화작가인 폴 구스타브 도레(Paul Gustave Doré, 1832~1883년)는 그의 작품 ‘하나님의 빛’에서잘 그리고 있습니다. 그는 천국의 광활함과 웅대함을 그의 작품에서 그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가서 영원히 거하게 될 천국은 빛의 나라입니다. 왜냐하면 빛이신 하나님께서 그 나라의 왕이시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저에게서 듣고 너희에게 전하는 소식이 이것이니 곧 하나님은 빛이시라 그에게는 어두움이 조금도 없으시니라”(요일 1:15)

천국에서는 빛이신 하나님께서 구원받은 성도들에게 비추어 주시기 때문에 그곳은 다시 밤이 없고 등불과 햇빛이 쓸데가 없는 것입니다.이에 성경은 다음과 같이 천국의 한 모습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 저가 수정 같이 맑은 생명수의 강을 내게 보이니 하나님과 및 어린 양의 보좌로부터 나서 길 가운데로 흐르더라 강 좌우에 생명나무가 있어 열 두 가지 실과를 맺히되 달마다 그 실과를 맺히고 그 나무 잎사귀들은 만국을 소성하기 위하여 있더라 다시 저주가 없으며 하나님과 그 어린 양의 보좌가 그 가운데 있으리니 그의 종들이 그를 섬기며 그의 얼굴을 볼터이요 그의 이름도 저희 이마에 있으리라 다시 밤이 없겠고 등불과 햇빛이 쓸데 없으니 이는 주 하나님이 저희에게 비취심이라 저희가 세세토록 왕노릇하리로다”(계 22:1-5)

생명수 강이 흐르고 생명나무 실과가 있으며 빛이신 하나님께서 비추어주시는 가운데 성도들이 세세토록 왕노릇하는 그 나라인 천국을 사모하며 날마다 승리하는 모두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이만용

2025-06-08T18:49:15+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