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00여년간 많은 사람들에게 영적 영향력을 끼쳐 온 토마스 아 켐피스((Thomas a Kempis, 1380~1471)의 「그리스도를 본받아」 가운데 “성경을 읽음”이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 부분에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성경에서 구해야 할 것은 고상하고 멋진 말들이 아니라 진리여야 합니다. 모든 성경은 그 말씀을 기록한 영을 따라 읽어야 합니다. 우리는 성경에서 고상하고 멋진 말들을 배우려고 하지 말고, 우리 자신에게 유익한 교훈을 배우려고 하여야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심오하고 어려운 책들만 읽으려고 하지 말고, 경건하고 단순한 책들도 읽어야 합니다.”
성경을 대하고 연구하고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향해 정곡을 찌르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성경은 성령의 감동하심으로 기록되었습니다. 성경은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이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케 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하기에 온전케 하려 함이니라”(딤후 3:16-17)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성경을 읽고 묵상하고 연구할 때 가장 중요한 사실은 성경의 저자이신 성령의 도우심을 구하는 일입니다. 성령의 도우심 하에 진리 그 자체를 구하고 배워야 합니다. 진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읽어야 하는 것입니다. 성경은 진리의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성경을 읽으면서 유익한 교훈을 배우려고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성경을 통해 배우는 교훈은 진리의 지식에 이르게 하기 때문입니다. 존 칼빈은 「기독교강요」에서 “성경을 하나님이 쓰셨다고 하는 것은 성경의 교훈이 하나님에게서 나왔다는 뜻이다.”라고 했습니다. 하나님께로부터 나온 성경의 교훈을 배우는 것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토마스 아 켐피스는 계속해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성경을 읽어서 유익을 얻고자 한다면, 겸손하고 단순한 마음으로 하나님을 의지하는 가운데 읽어야 하고, 성경을 잘 아는 사람이라는 명성을 얻기 위하여 읽어서는 절대로 안됩니다.”
진리의 말씀은 성경을 통해 유익을 얻고자 하는 사람에게 요구되는 자세는 절대적 겸손입니다. 진지를 사모하고 사랑하는 단순한 마음입니다. 하나님께 대한 깊은 신뢰입니다. 이러한 자세와 마음을 가진 가운데 지적 허영심은 일체 배제해야 합니다. 사람은 연약한 존재이기에 성경을 웬만큼 읽고 배움으로써 잘 안다는 교만에 자칫 빠질 수 있습니다. 이는 철저히 경계해야 합니다.
성경을 제대로 읽고 알고자 하는 영적 갈급함은 필요하나, 이를 통해 성경에 능통하다는 명성을 얻고자 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안되는 것입니다. 하나님 말씀 앞에서는 절대적 겸손이 필요합니다. 성경은 “진실로 그는 거만한 자를 비웃으시며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베푸시나니”(잠 3:34)라고 말씀합니다. 나아가 “그러나 더욱 큰 은혜를 주시나니 그러므로 일렀으되 하나님이 교만한 자를 물리치시고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주신다 하였느니라”(약 4:6)고 말씀합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겸손한 자의 심령에 임하는 것입니다.
신앙생활에 있어 영적 허영심이나 교만은 대단히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하나님의 말씀을 잘 안다라고 생각하는 마음은 경계해야 합니다. 성경을 부단히 연구하고 깨닫고자 하는 자세와 마음은 중요하나 이러한 지식이 교만이 재료가 되면 곤란한 것입니다. 성경다독(多讀)이 중요하나 깨닫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깨닫는 것이 중요하나 실천하는 믿음이 더 중요합니다. 실천하는 믿음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나야 합니다.
성경을 읽음으로 진리를 구하며, 진리를 구하는 가운데 하나님의 크신 은혜를 경험하는 모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영혼의 만나인 하나님의 말씀은 진리의 말씀, 구원의 말씀, 생명의 말씀, 영생의 말씀, 능력의 말씀, 은혜의 말씀입니다. 이 말씀을 늘 사모함으로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가 충만할 수 있는 모두가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