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와 육군[2020. 1. 26]

일본 현대사 연구의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호사카 마사야스(保阪正康, 1939~ )가 있습니다. 그는 「도조 히데키와 천황의 시대」, 「요시다 시게루라는 역설「등 150여권의 책을 저술했습니다. 그가 일본의 A급 전범 등 주요 군부 인사들 4,000여명을 최재하고, 수많은 자료를 참고로 하여 「쇼와 육군」(정선태 옮김, 글항아리, 2016년)을 썼습니다.

이 책을 통해 그는 세계 제2차 대전을 주도한 일본 군대이면서 동시에 정부의 역할을 했던 쇼와 육군의 광기(狂氣)를 고발하고 있습니다. 쇼와 육군은 정치와 군사의 관계를 이해하지 못하면서 권력을 가지고 수많은 일본병사만 아니라 주변 나라들의 백성을 죽음으로 이르게 했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진주만 공습을 신호탄으로 미국과의 태평양전쟁을 수행하는 가운데 전략도 정부도 거의 부재한 가운데 일본 병사들을 사지로 내몰았다고 고발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쇼와 육군이 중심이 되어 벌인 태평양 전쟁은 그야말로 무모한 전쟁이었다는 것입니다.

1945년 12월 1일, 지난 70여년 동안 일본 근대사의 전면에 서 있던 일본의 육군성과 해군성이 막을 내림으로 이들 조직은 종말을 고했다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1931년 만주사변으로부터 1945년 8월 히로시마와 나가사끼에 원자폭탄이 떨어짐으로 항복을 선언했던 날까지 대략 15년 동안 일본군에 의해 중국에서는 3000만명이 희생되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당시 조선, 필리핀, 라오스, 캄보디아, 태국, 싱가포르, 타이완 등 여러 나라에서 일본군에 위해 수많은 목숨이 죽었으며, 일본군 자신도 그들 가족과 군속, 민간인 등을 포함하여 310만명이나 죽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일본은 패전 이후 전쟁에서 입은 상처와 후유증으로 죽은 사람까지 포함하면 근 500만이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쇼와 육군 주도로 이루어진 세계 제2차 대전은 그야말로 비극 중에 비극이었는데, 문제는 패전 이후에도 전범으로 사형된 이들과 감옥에 간 사람들 외에 실제적으로 책임지는 일과 보상의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떠한 것이 너무 미약하다는 것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더 큰 문제는 쇼와 육군 이후 일본 정부는 그들의 잘못을 제대로 청산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쇼와 육군」을 읽고 생각하면서 현 시대를 바라보면 걱정되는 부분은 일본은 과오를 청산하기 보다는 오히려 군국주의의 부활과 군사대국화의 길을 걷고자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어느 나라나 국가건 힘이 있다고 생각할 때는 그 힘을 과시하고자 하는 욕망이 일어나면서 전쟁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역사를 통해 배우게 됩니다.

일본은 1868년 메이지 유신 후 아시아에서 어느 국가도 이루지 못했던 근대화를 가장 최초로 이루고 힘을 길렀습니다. 청일전쟁과 러일전쟁 등에서 승리하면서 힘을 통해 그것을 확장하면서 주변 나라의 수많은 백성을 죽음으로 몰았습니다. 일본과 가장 가까운 나라인 우리는 이러한 역사를 직시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이는 일본과 전쟁하자는 것이 아니라 일본이라는 나라가 어떠한 나라인가를 늘 잊지 말고 현재는 북한과 중국과 러시아를 대항하는 같은 해양세력으로 힘을 합해야 하지만 그것이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미국의 세계전략에 따라 극동아시아의 상황은 언제든지 변할 수 있음을 생각하고 미래를 멀리 내다보며 오늘을 준비하며 살아야 내일의 후회를 경험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어느 나라건 힘이 없는 평화주장은 헛소리에 불과합니다. 이에 우리는 내실을 기하며 국제정세에 있어서도 국익이 어디에 있는가를 늘 염두에 두고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이 민족을 도우시고 인도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이만용

2020-02-08T17:07:57+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