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어지교(水魚之交)[2018. 6. 10]

우리가 잘 아는 삼국지(三國志)에 보면 유비는 제갈 공명을 세 번이나 찾아갔을 때 겨우 만날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서 연유한 말이 삼고초려(三顧草廬, 직역하면 초가집을 세 번 돌아보는 것인데, 이는 인재를 얻기 위해 참을성 있게 찾아간 것을 뜻합니다)입니다. 유비는 삼고초려를 통해 당시 와룡(臥龍)이라 불린 당대 최고의 재사(才士)를 만나게 됩니다.

유비는 제갈 공명을 얻은 것에 대해 “마치 물고기가 물을 얻든 것과 같다”라고 했습니다. 여기에서 유래한 고사가 수어지교(水魚之交)라는 말입니다. 유비가 공명을 얻은 것은 백만 대군을 얻은 것보다 더 소중한 일이었습니다.

세상의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해 탁월한 사람을 얻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입니다. 하물며 영원한 하나님 나라를 이룩하는 일을 위해 하나님의 사람들이 등장하고 훈련받고 쓰임 받은 것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주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추수할 것은 많되 일군은 적으니 그러므로 추수하는 주인에게 청하여 추수할 일군들을 보내어 주소서 하라”(마 9:37-38)고 하셨습니다. 잠언 기자는 “충성된 사자는 그를 보낸 이에게 마치 추수하는 날에 얼음 냉수 같아서 능히 그 주인의 마음을 시원케 하느니라”(잠 25:13)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기독교의 모습을 뒤돌아 보면 사람이 많은 것 같으나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드리기는커녕 오히려 답답하게 만드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역사의 어둠이 밝아져 가는 것이 아니라 점점 더 어두워 가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렇지만 어둠이 짙을수록 빛은 더 밝게 빛나는 법입니다.

그것은 성경 속의 이스라엘 역사를 보아서도 알 수 있습니다. 엘리가 이스라엘의 제사장이요 영적 지도자였을 때 하나님의 말씀이 희귀한 시대요 영적 어둠이 짙은 시대였지만 하나님께서 사무엘을 준비하셔서 그를 사용하심으로 이스라엘에 빛이 비취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면을 기억하면서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에도 사무엘과 같은 하나님의 사람, 다니엘, 에스겔, 에스라, 느헤미야 같은 하나님의 사람들이 많이 등장하도록 기도해야겠습니다. 시대 흐름과 인간적 시각으로는 기독교의 미래가 그렇게 밝은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살아계시기 때문에 결국은 승리할 수 밖에 없음을 믿고 나아가는 모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충성된 일군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해 봅니다.

이만용

2018-06-09T23:07:53+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