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계획을 가지고 살고 있습니까?[2019. 1. 27]

제왕의 학(學)을 넘어 조선 선비들의 필독서였던 「성학집요」에서 율곡(栗谷) 이이(李珥) 선생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습니다.

후세에 도학(道學)이 밝지 않고 행해지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널리 독서를 하지 못한 것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이치를 정확하게 살피지 못하는 것을 걱정해야 하며, 지식과 견문이 넓지 못한 것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독실하게 실천하지 못하는 것을 걱정해야 합니다. 이치를 정확하게 살피지 못하는 것은 요점을 깨닫지 못하였기 때문이며, 독실하게 실천하지 못하는 것은 정성을 다하지 못하는 정성을 다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요점을 깨달은 뒤에 그 의미를 알게 되고, 의미를 안 뒤에 정성을 다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대하고 공부하는 것 역시 비슷한 원리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정확하게 전체를 꿰뚫어 보는 것은 중요하며, 각 책의 요점(핵심) 깨닫고 그 이후 전체를 세밀하게 살피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우리의 삶 가운데서도 말씀의 교훈을 따라 실천하며 나아가게 될 때 하나님의 크신 은혜가 임하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제사장 겸 학사였던 에스라는 여호와의 율법을 연구하여 준행하며 율례와 규례를 이스라엘에게 가르치기로 결심하였었고(스 7:10), 후에 수문앞 광장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쳤던 것입니다(느 8장).

언제나 새해를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나름대로 한 해 계획을 세웁니다. 계획은 잘 세우지만 실천은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는 말이 늘 우리 자신에게 적용되기도 합니다.

계획에는 하루의 계획이 있고, 한 달의 계획이 있고, 한 해의 계획이 있고, 평생의 계획이 있을 수 있습니다. 어떤 계획인가에 따라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성경을 대할 때에는 평생에 계획 가운데 단기적인 계획이 모두 포함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교회에서는 성경이해를 돕기 위해 단기적, 중기적, 장기적인 플랜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단기적인 것은 매년 두 차례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수문앞대강좌(성경통독사경회)입니다. 4박 5일에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를 전체 통독하고 설명을 듣고 배우는 시간입니다. 그 외에도 성경 각 책을 자세히 배우는 성경집중강좌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좀 더 중기적 계획은 매주일 예배시의 통전설교(通全說敎)를 들 수 있습니다. 대략 6여년 정도를 통해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전체를 듣고 배울 수 있는 시간입니다. 나아가 장기적 계획은 단기적, 중기적 계획이 합하여져 원만한 성경이해에 이르게 되는 목표가 그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성경은 무조건 많이만 읽는다고 원만한 이해에 이르는 것이 아닙니다. 반드시 성경은 가르치는 사람이 있어야 제대로 배울 수 있습니다. 사도행전에 에디오피아 내시는 빌립의 “읽는 것을 깨닫느뇨?”라는 질문에 대해 “지도하는 사람이 없으니 어찌 깨달을 수 있느뇨”라고 대답했습니다. 성경은 가르치는 사람이 반드시 있어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영적으로 심히 혼탁한 시대를 살아가는 이 때에 주의 말씀이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임을 알고(시119:105), 다른 어떤 계획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계획을 나름대로 세워 실천함으로써 생명으로 풍성한 모두의 삶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이만용

2019-02-01T17:46:56+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