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형편에서든(1) [2020. 3. 22]

세계적인 정치학자 사무엘 헌팅턴(Samuel P. Huntington)이 쓴 「문명의 충돌」(The Clash of Civilizations)이 있습니다. 이 책은 1997년 5월에 한국어로 번역되었습니다. 현재 2020년 시점에서 뒤돌아보면 지금으로부터 24여년 전에 우리말로 번역된 것입니다. 그런데 사무엘 헌팅턴의 이 책이 출판되었을 당시보다 중국이 급부상할 때 세계 여러 나라 정치가들과 권력자들과 학자들은 다시 이 책을 펼치게 되었고 사무엘 헌팅턴의 예지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오래 전에 이 책을 사 두고 그동안 먼지만 쌓여 있었는데, 최근 다시 펼쳐 보았습니다. 무엇보다 사무엘 헌팅턴이 당시 중국의 부상을 예견하면서 그것은 미국에게 상당한 난제로 다가올 것이라고 했습니다. 중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헤게모니를 받아들이기 어렵고, 미국 역시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의질서나 그 헤게모니를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미국은 지난 200년 동안 유럽에서 패권국가가 나오는 것을 막아왔기에 중국에게서도 마찬가지라는 것입니다. 아시아에서 중국의 부상은 미국의 이해와 상충될 뿐만 아니라 근본적 대립을 가져오게 된다고 전망한 것입니다. 사무엘 헌팅턴은 또한 중국의 남중국해에 대한 영유권을 확대할 것이라는 점도 이야기했습니다.

사무엘 헌팅턴 뿐만 아니라 조지 프리드먼 박사, 그리고 피터 자이한 역시 중국에 대한 예견과 미국과의 관계 등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급부상할 때 세계적으로 유명한 학자들이나 정치가들 가운데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가 될 것이라고 설레발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중국 상황은 만만치 않습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인한 큰 타격과 설상가상 전염병으로 인해 상당한 어려움 가운데 있습니다. 더 심각한 사실은 중국몽(中國夢)의 일환으로 야심차게 추진한 신(新)실크로드 전략인 일대일로(One belt, One road, 一帶一路)의 후유증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미중무역전쟁은 실제적으로는 패권전쟁이라는 것을 알 때 이미 전세는 기울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신종코로나19로 인해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것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은 세계경기의 극심한 침체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상황을 살펴보면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주식 시장에서 코스피가 1500선이 붕괴되어 사이드카가 발동되었습니다. 아마도 이러한 추세라면 주식은 더 떨어질 것으로 예견되는데, 이것은 경졔가 상당한 어려움으로 빠져 들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수출로 먹고 살아가는 우리나라의 경제를 보면 지금 전염병으로 인해 전세계가 문을 닫고 있기 때문에 다른 어떤 나라보다 더 어려움이 극심해질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러한 시대를 우리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많이 생각해 봅니다. 어릴 적 삼시 세끼를 먹고, 잠을 잘 수 있고, 새 옷을 한 벌 입을 수 있고, 새 신발을 하나 사는 날이면 그렇게 기쁘고 즐거웠던 때가 있었습니다. 당시 삼양라면이나 황도 백도 통조림은 아픈 때나 먹을 수 있는 귀한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이야기는 현재 아이들이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는 말입니다. 오늘날 먹고 마시고 잠을 자고 즐길 수 있는 것들이 어느 정도 해결된 시대에 어릴 적을 생각해보면 천번 만번 감사해도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이에 어떤 환경, 어떤 처지에서도 성도로써 살아갈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내가 궁핍하므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형편에든지 내가 자족하기를 배웠노니 내가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에 배부르며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 4:11-13)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현실을 직시하면서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에 어떤 형편에서든 굴(屈)하지 않고 하나님을 믿는 믿음으로 승리하면서 나아가야겠습니다.

이만용

2020-05-20T09:07:53+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