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교훈

   아테나이인 투퀴디데스(Thucydides, B.C.460년경~B.C.400년경)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의 제일 앞 부분을 열면서 자신이 기록한 펠로폰네소스인들과 아테나이인들 사이의 전쟁은 헬라스인들뿐 아니라 일부 비(非)헬라스인들에게도, 아니 전 이류에게도 일대 사변이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곧 그가 기록한 이 전쟁이야기는 자신의 시대만 아니라 그 이후 역사가 흘러 내려가는 모든 대에 있어서도 중요한 교훈과 가르침을 주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주장을 그는 다음과 같이 기록함으로 보다 확실하게 해두고 있습니다.

“내가 기술한 역사에는 설화(說話)가 없어서 듣기에는 재미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과거사에 관해 그리고 인간의 본성에 따라 언젠가는 비슷한 형태로 반복될 미래사에 관해 명확한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 사람은 내 역사 기술을 유용하게 여길 것이며, 나는 그것으로 만족한다. 이 책은 대중의 취미에 영합하여 일회용 들을 거리로 쓴 것이 아니라 영구 장서용으로 쓴 것이기 때문이다.”

투퀴디데스는 자신의 역사 기술이 재미가 없을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는 자신의 역사 기술은 인간 본성에 따라 반드시 비슷하게 일어나게 될 미래 일들에 대해 상당히 유용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시대 환경에 따라 인간들의 생활 모습이나 수준은 다를지 몰라도 그 본성은 어느 시대건 변치 않는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인간본성이 가장 분명하게 드러나는 전쟁의 때에 관한 기록한 이 역사기술은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자신의 재미없는 책이 일회용이 아니라 영구 장서용이 되도록 썼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하고 있는데, 과연 그의 말대로 탁월한 고전의 위치에 지금까지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입니다.

곧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는 한번 읽고 덮어두는 책이 아니라 옆에 두고 계속 반복해서 보아야 하는 역사기술이라는 것을 읽을수록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개인, 공동체, 부족, 민족, 국가, 이해관계, 전쟁기술, 전쟁준비, 지정학적 위치, 그 활용, 무기준비, 보급관련 등 아주 다양한 면에 있어 반드시 반복해 보아야 할 필독서가 된 것입니다.

무엇보다 개인과 부족, 민족 국가의 심리상태와 전쟁시 사람들의 심리 등을 세밀하게 표현하고 있으며, 어떻게 생사가 오가는 전장(戰場)으로 사람들을 불러내야 하는가? 승자와 패자의 심리는 어떠한가? 전쟁에 임하는 사람들에게 명예는 무엇인가? 등 다양한 면들을 기술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는 수많은 인물들과 지명들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에 책을 읽을 때 지도를 반드시 옆에 펴 두면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투퀴디데스의 이 작품을 현대전쟁에서도 그 명분과 원리와 방법 등을 이용하고 활용하고 있습니다. 나름 영구 장서용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인류의 유산 동서양고전 140~150여권을 공부하고 묵상하되 반복에 반복을 거듭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고전 가운데 전쟁관련 자료들을 세밀하게 살펴보는 것은 난세의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일 가운데 하나입니다. 무엇보다 국가운명을 결정지을 수 있는 전쟁 같은 일이 닥쳐왔을 경우 더욱 그러합니다. 이에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와 함께 ⌜손자병법⌟을 위시한 무경칠서를 함께 보면 좋습니다. 나아가 카이사르의 ⌜갈리아 전쟁기⌟, ⌜내전기⌟,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전술론⌟, 그리고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등은 필독서임을 기억하면 좋습니다. 이외에도 여러 다른 자료들을 소개할 수 있으나 이쯤 하겠습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전쟁은 하나님께 속해 있다는 사실”(삼상 17:47)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만군의 하나님이 도와주셔야만 승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에 지난 역사를 부지런히 공부하여 그 교훈을 기억하되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는 가운데 나아가면 형통한 날이 지속될 것이라 확신하는 것입니다.

이만용

2023-12-19T23:28:36+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