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사 분야에 있어 불후의 명작으로 손꼽히고 있는 에드워드 기번(Edward Gibbon, 1737~1794)의 ⌜로마제국쇠망사⌟(The History of the Decline and Fall of the Roman Empire)가 있습니다. 원래 우리나라에서는 1991년에 까치글방에서 요약본을 번역해 출판한 적이 있습니다. 완역본은 2008년 제1권을 출판으로 시작하여 현재는 모두 6권으로 완역되어 있습니다.
에드워드 기번은 이 책에서 A.D.2세기부터 동로마제국 콘스탄티노플의 함락으로 제국의 멸망을 가져왔던 15세기까지 근 1400여년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현재 영원한 고전이 되어 있는 이 책은 에드워드 기번을 18세기 유럽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의 반열에 올려 놓았습니다. 그는 이 책에서 아주 풍성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냉정함과 독창성을 가지고 역사가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는 필독서라고 볼 수 있는 그의 이 작품은 옆에 두고 지속적인 반복을 통해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자료인 것입니다. 무엇보다 그는 이 책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습니다.
“황제들의 온건 정책에 힘을 실어주고 위엄을 부여한 것은 로마 군대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로마인들은 끊임없이 전쟁을 준비함으로써 평화를 유지했다.”
로마의 평화(팍스 로마나, Pax Romana)의 주요 원인이 로마 군대에 있다는 것입니다. 곧 힘에 의한 평화였다는 것입니다. 말로만 하는 평화는 헛된 공상에 불과하며 진정한 평화는 군대의 힘이 뒷받침 될 때 가능함을 언급하는 것입니다. 이상주의는 국가를 위기와 멸망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평화는 외교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며, 어떤 조약을 맺는다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역사를 통해 배울 수 있습니다. 강력한 군사력은 전쟁 억제의 가장 효과적이면서도 필수적 수단인 것입니다.
에드워드 기번은 로마 군대의 군사 훈련은 군대의 규율 확립을 위해 끊임없이 반복해야 할 중대한 목표였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로마 군대는 항상 전투 연습을 했으며, 그들의 전투 연습이 실제와 다른 것은 단지 피를 흘리지 않았다는 것 뿐이었다고 이야기합니다. 곧 훈련을 실전처럼 했다는 것입니다.
지난 10월 1일 건군 75주년을 맞이하여 국군의 날 기념식을 앞당겨 9월 26일에 진행했습니다. 비가 조금 내리던 때였으나 늠름한 군인들의 시가행진도 있었습니다. 2013년 이후 10년 만에 열린 시가행전에서 도보 부대의 행진과 각종 전투 장비들을 선보였습니다. 국민들의 피땀어린 세금으로 국방의 일선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일들을 보여준 것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는 지정학적 위치로 인해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환경적 요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5천년 역사 속에 크고 작은 수많은 전쟁이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지낸 온 모든 것은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였던 것입니다.
우리는 에드워드 기번의 기록처럼 “로마인들은 끊임없이 전쟁을 준비함으로써 평화를 유지했다”는 말을 꼭 새겨들어야 할 것입니다. 이는 전쟁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전쟁이 일어나더라고 두려워하지 말고 현재를 철저하게 준비해야 내일을 기약할 수 있고 승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곧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자세를 언제나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나아가 신앙세계에 있어서도 평소 영적 훈련을 통해 어떤 고난이나 역경이 다가오더라고 능히 이겨내는 자세를 견지해야 할 것입니다. 역사의 기록과 교훈은 너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기억하는 모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