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동주(吳越同舟)[2021.01.24]

손무(孫武)의 「손자병법」에는 지형(地形)의 중요성에 대해 대단히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는 전쟁에 있어 그만큼 중요한 사항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손자병법」, “지형활용”(九地)에서 전장(戰場)의 지형을 산지(散地), 경지(輕地), 쟁지(爭地), 교지(交地), 구지(衢地), 중지(重地), 비지(圮地), 위지(圍地), 사지(死地)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그는 용병(用兵)의 신속함을 강조하면서, 장수된 자는 무엇보다 솔연(率然, 원래 재빠르다는 뜻인데, 손자병법에서는 뱀 이름으로 사용되었다)처럼 부대를 지휘해야 한다고 합니다. 중국 하북성 곡양현 서북쪽에 상산(常山, 원래를 항산)에 살고 있는 뱀인 솔연은 전설에 의하면 아주 크고 난폭하며 재빨랐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뱀은 머리를 치면 꼬리가 달려들고 꼬리를 치면 머리가 달려들고, 가운데를 치면 머리와 꼬리가 같이 달려든다고 합니다. 이처럼 군사도 솔연처럼 부릴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면서 오월동주(吳越同舟) 이야기가 여기에서 나옵니다. 곧 오(吳)나라와 월(越)나라는 당시 원수지간이었는데, 두 나라 사람이 배를 타고 가다가 거센 바람을 만났을 때에는 한 몸에 붙은 왼쪽과 오른쪽의 두 손처럼 서로 구원해주어야 살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곧 전쟁에 임할 때 다양한 특성을 가진 군사들을 하나로 단결시키는 것이 전쟁의 승리와 지휘 통솔력의 아주 중요한 것임을 이야기한 것입니다.

오월동주(吳越同舟) 이야기를 생각하면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바라볼 때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빈부귀천, 남녀노소가 세상에 살아가는데 하나님께서 이들을 향해 베푸시는 일반 은총은 참으로 크시다는 사실입니다. 어떤 경우는 원수지간인 오나라와 월나라처럼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 가정, 국가도 있습니다. 그러나 늘 기억해야 할 사실은 이 땅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잠언 기자는 “빈부가 섞여 살거니와 무릇 그들을 지으신 이는 여호와시니라”(잠 22:2), 고 합니다. 또한 “가난한 자와 포학한 자가 섞여 살거니와 여호와께서는 그들의 눈에 빛을 주시느니라”(잠 29:13)고 말씀합니다, 무엇보다 주님께서는 “또 네 이웃을 사랑하고 네 원수를 미워하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핍박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 이같이 한즉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아들이 되리니 이는 하나님이 그 해를 악인과 선인에게 비취게 하시며 비를 의로운 자와 불의한 자에게 내리우심이니라”(마 5:43-45)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께서는 햇빛과 비와 우리가 호흡하는 공기와 물과 바람과 모든 하나님의 창조세계에서 누릴 수 있는 것을 선인과 악인의 구별 없이 주신 것입니다. 이를 통해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알게 하시기 위함입니다. 곧 이사야 선지자를 통해 “너희는 눈을 높이 들어 누가 이 모든 것을 창조하였나 보라 주께서는 수효대로 만상을 이끌어 내시고 각각 그 이름을 부르시나니 그의 권세가 크고 그의 능력이 강하므로 하나도 빠짐이 없느니라”(사 40:26)고 하십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잠시 사는 동안 오월동주(吳越同舟)의 정신이 지속되는 것은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믿지 않는 사람들 가운데서도 어느 누가 구원받을 백성인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모든 판단은 하나님께서 하시기 때문입니다(고전 4:3-4). 원수 갚는 것도 하나님께 맡겨야 합니다(롬 12:19, 히 10:30). 하나님께서 최후의 재판장이시기 때문입니다(겔 18:20, 요 5:24-29).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하나님을 거역하고 각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면서 죄악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하나님께로 돌아와야 살 수 있다는 것을 외쳐야 합니다. 아직도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로 이 땅에 존재하는 이유는 생명의 복음을 전해주기 위함입니다. 이를 기억하면서 주님 앞에 서는 그날까지 주님을 증거하는 모두의 삶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이만용

2021-02-21T09:55:11+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