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友情)에 관하여

로마시대 최고의 라틴문학의 완성자요 창조자로 불리는 키케로(Marcus Tullius Cicero, B.C.106~43년)가 있습니다. 그는 여러 작품을 남겼는데, 그 가운데 「우정에 관하여」(일명 라일리우스)가 있습니다. 이는 B.C.129년 그의 절친이었던 소(小)스키피오가 죽은 직후 쓴 것입니다. 이 작품은 라일리우스가 그의 두 사위 판니우스와 스카이볼라와 정원에서 주고 받은 내용을, 키케로가 젊었을 때 배웠던 스승 스카이볼라를 통해 들었던 것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정에 관하여」를 통해 우정의 본질, 우정의 유지를 위해 지켜야 할 원칙, 미덕에 기초한 우정이 진정한 우정임 등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에 나오는 중요 문장들을 기록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기껏해야 우정을, 그 어떤 인간사보다 우선시하라고 권하는 일뿐일세. 우정만큼 자연스러운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행복할 때나 불행할 때나 우정만큼 적절한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네”[5.17]    “먼저 우정은 선한 사람들 사이에서만 가능하다는 말을 해두고 싶네.” [5.18]    “진정한 우정은 인천 관계보다 더 힘이 있네. 인척 관계는 선의(善意) 없이 존재해도 우정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네. 우정에서 선의가 빠지면 우정이라 할 수 없지만, 인척 관계는 선의가 빠져도 존속하니까 말일세.”[5.19]

“우정이란 지상에서나 천상에서나 모든 사물에 관한, 선의와 호감을 곁들인 감정의 완전한 일치라고 할 수 있을 걸세. 나는 지혜를 제외하고는 그것이 불사의 신들이 인간에게 준 최고의 선물이라고 믿고 싶네…어떤 사람은 미덕을 최고선(最高善)으로 여기는데, 그것은 옳은 견해일세. 바로 이 미덕이 우정을 낳고 지켜주니, 미덕이 없이는 우정은 어떤 경우에도 존재할 수 없다네.”[6.20]    “우정은 큰 이점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그 점에서 의심할 여지없이 모든 것을 능가하는 것은 우정은 미래를 향하여 밝은 빛을 투사해 영혼이 불구가 되거나 넘어지지 않게 해준다는 것이라네. 진정한 친구를 보는 사람은 자신의 영상(映像)을 보는 것이네. 친구는 그 자리에 없어도 있는 것이라네.”[7.23]

“우리가 우정을 바람직하게 여기는 것은 우리가 물질적 이익을 바라서가 아니라 우의 자체가 충분한 이익이기 때문일세.”[9.31]    “그러니 이것을 우정의 신성불가침한 법칙으로 삼아야 할 것이네. 도의에 어긋나는 것은 요구해서도 안 되고, 요구를 받더라도 들어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 말일세.”[12.0]    “인생에서 우정을 앗아가는 자들은 말하자면 세상에서 태양을 앗아가는 것이나 다름없네. 불사의 신들이 인간에게 준 선물들 가운데 우정보다 더 좋고 더 즐거운 것은 없기 때문일세.”[13.47]

“부와 능력과 재물을 갖추고 있어 거의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돈으로 살 수 있는 다른 것들, 이를테면 말과 하인과 화려한 옷가지와 값비싼 그릇은 장만하면서 가장 훌륭하고 가장 아름다운 살림살이라 할 수 있는 친구들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이보다 더 어리석은 일이 어디 있겠는가?”[15.55]   “말하자면 우리가 고르는 친구는 굳건하고 견실하고 의연해야 하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매우 드문 편이지.”[17.62]

“엔니우스가 한 말이 옳다네.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다’(amicus certus in re incerta cernitur)”[17.64]   “선한 사람들이 악한 사람들의 친구가 될 수 없고 악한 사람들이 선한 사람들의 친구가 될 수 없는 까닭은 다름 아니라 그들 사이에는 성격과 취향에서 생각할 수 있는 가장 현격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네.”[20.74]     “진정한 친구는 제2의 자아이기 때문이네.”[21.80]   “인간의 본성은 혼자 있는 것을 싫어하여 언제나 버팀목에 기댄다네. 그리고 절친한 친구야말로 최상의 버팀목이지.”[23.88]     “위선은 어떤 경우에도 사악하네. 위선은 진실을 알아볼 수 없게 하고 진실을 변조하기 때문이네. 위선은 무엇보다도 우정에 가장 적대적이지. 위선은 신뢰를 소멸시키는데, 신뢰 없이는 우정이라는 말은 아무런 의미도 없기 때문일세.”[25.92]

“우정을 맺어주는 것도 미덕이고 우정을 지켜주는 것도 미덕이라네. 조화와 안정과 신뢰는 모두 거기에서 비롯된다네.”[27.100]    “…우정은 미덕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만큼 미덕을 높이 평가하되, 미덕 다음에는 우정보다 더 탁월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점을 명심해두게나.”[27.104]

키케로의 「우정에 관하여」는 심사음미(心思吟味)해 보아야 할 문장이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의 자녀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영원한 우정을 허락하신 주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에서 더 큰 사랑이 없나니 너희가 나의 명하는 대로 행하면 곧 나의 친구라”(요 15:13-14)

너무나도 황송하게도 주님께서는 우리를 친구라고 하시면서 자신의 목숨을 버리시고 구원해 주셨습니다, 참된 우정, 영원한 우정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신 것입니다. 이 사실을 기억하며 우리의 영원한 친구가 되어 주신 주님께 감사하되 영원히 감사하며 승리하는 모두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이만용

2024-09-01T22:57:24+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