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속에 기회를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 이는 맹자의 어머니가 아들의 교육을 위해 세 번이나 이사했다는 이야기로 유명한 말입니다. 맹자(孟子, B.C.372~219)는 전국시대(戰國時代) 중기에 현재 중국 산동성 추평현인 추(鄒)나라에서 태어났습니다. 이곳은 공자가 태어난 노(魯)나라와 가까워 맹자는 어려서부터 공자를 숭배하고 배웠다고 전해집니다. 맹자의 사상을 담은 「맹자」(孟子)가 있습니다. 「맹자」 이루편(離婁篇)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夫人必自侮 然後 人侮之(부인필자모연후 인모지)

家必自毁而後 人毁之(가필자훼이후 인훼지)

國必自伐而後 人伐之(국필자벌이후 인벌지)

이를 번역하면 다음과 다음과 같습니다. 곧 “사람은 반드시 그 자신을 모욕한 후에 남이 그를 모욕하며, 가문은 반드시 그 자신이 스스로가 훼손한 후에 남이 훼손하며, 한 나라는 반드시 스스로 자기 나라를 망친 후에 남이 침략하는 것이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이나 가문이나 나라가 망하는 원인을 외부에서 찾기보다 내부에서 먼저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로 볼 수 있습니다. 스스로를 잘 돌아보고 살펴 어떤 일의 원인을 발견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말처럼 그렇게 쉬운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완전히 망하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내부를 잘 살펴보아야 하는 것은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사항입니다. 이는 인류 역사 속에 등장했다가 사라진 수많은 사람들과 나라들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교훈입니다.

무엇보다 국가적 차원에서 보면 역사 속에 등장했던 나라들은 영원하지 않았고, 모두 흥망성쇠를 거듭했습니다. 이는 성경을 통해서도 너무나 잘 알 수 있고 배울 수 있습니다. 앗수르, 바벨론, 메대 바사, 헬라, 로마, 그리고 이스라엘 역시 흥망성쇠를 거듭했습니다. 이에 맹자가 말씀한 “國必自伐而後 人伐之(국필자벌이후 인벌지)”를 다시 한번 되새겨보면 오늘 우리나라의 현실을 진단하고 기도하지 않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1948년 8월 15일에 건국되어 지금껏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발전해 왔습니다.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남침으로 인한 6.25사변을 겪었지만 우리 국군과 UN군의 도움으로 국난을 극복하고 오늘에까지 이르게 된 것입니다. 특히 6.25사변 이후 세계에서 가장 못하는 나라였지만 지금은 경제대국으로 우뚝 서 있는 것입니다. 지나온 모든 날을 생각해보면 사무엘와 이스라엘의 고백처럼 에벤에셀, 곧 전적인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여기까지 오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조금 먹고 살게 되었다고 해서 우리가 하나님 앞에 교만해졌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기보다 우리의 모든 것은 우리 힘으로 취했다는 자만심이 앞섰습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원하시는 거룩하고 경건할 삶을 추구하기보다 세상의 쾌락과 물질주의에 빠져 살아왔습니다. 소위 국가 모든 부분의 지도자로 자처하는 사람들의 타락과 함께 백성들 역시 타락의 길로 급속히 달려 간 것입니다. 오늘 이 나라와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시대정신의 타락입니다.

시대정신이 타락한 가운데 더 충격적인 사실은 교회가 교회된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시대를 향해 하나님의 말씀을 제대로 선포하지 못하고 세속주의, 물질주의, 쾌락주의, 집단이기주의, 성장최고주의 등에 빠져 각기 소견에 옳은대로 행하고 달려간 것입니다.

이 땅의 교회는 아직까지 감당해야 할 사명이 남아 있습니다. 그것은 북녘땅 복음화와 민족복음화와 세계선교입니다. 이 중요한 사명 앞에 하나님께서 시대적 어려움을 통해 교회를 깨우고 계시는 것입니다. 깊은 잠에 빠져 있는 교회를 흔드시면서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시고자 하시는 것입니다. 이에 우리는 하나님 앞에 지난 날과 오늘의 우리 죄를 회개하고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시는 하나님 앞에 겸손히 행하면서 그 사명을 감당해야 할 것입니다. 위험과 기회를 동시에 내포하고 있는 “위기”(危機) 가운데 역전의 기회를 잘 부여잡음으로 함께 승리를 경험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만용

2025-02-23T19:41:05+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