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에 의해 지배되는 인간

   에드워드 기번의(Edward Gibbon, 1737~1794)의 ⌜로마제국쇠망사⌟(The History of the Decline and Fall of the Roman Empire)를 읽어 나가다 보면 참으로 생각하고 배울 것이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는 율리우스 카이사르 이후 안토니우스를 물리치고 절대 권력을 갖게 된 아우구스투스를 교묘한 독재자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는 19세의 위선적이었던 아우구스투스는 그 위선의 가면을 평생 벗지 않았다고 기록합니다. 아우구스투스는 처음에는 로마의 적(敵)이었다가 마침내 로마의 아버지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아우구스투스가 권력을 잡고 공고히 하는 과정 속에 그는 원로원과 국민과 군대를 기만했는데, 인간은 이름에 의해 지배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고 그것을 활용했다는 것입니다.

“이름에 의해 지배되는 인간”이라는 표현은 참으로 재미있으면서도 의미심장한 느낌을 주는 것 같습니다. 물론 아우구스투스가 인간이 이름에 의해 지배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것은 상당히 정치적 성격과 목표와 수단 등을 내포하고 있는 표현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우리는 단순하게 “이름”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사람이 태어나서 갖게 되는 이름이 일반적으로 평생 불리게 됩니다. 이에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작명(作名)을 아주 소중하게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갖는 이름에 있어 믿는 사람은 또 다른 이름 하나가 있습니다. 그것은 그리스도인, 혹은 성도라는 이름입니다. 맨 처음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리게 된 것은 안디옥 교회에서였습니다. 성경은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습니다.

“바나바가 사울을 찾으러 다소에 가서 만나매 안디옥에 데리고 와서 둘이 교회에 일 년간 모여 있어 큰 무리를 가르쳤고 제자들이 안디옥에서 비로소 그리스도인이라 일컬음을 받게 되었더라”(행 11:25-26)

그리스도인이라는 말은 ‘그리스도에게 속한 사람, 그리스도의 사람,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이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다른 표현으로 성도라고도 합니다. 그런데 성도는 그리스도 안에서 신실해야 함을 말씀하고 있습니다(골 1:2).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보실 때 땅에 있는 성도는 대단히 존귀한 자임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하나님께서 보실 때 모든 즐거움이 성도를 보실 때 넘쳐남을 알 수 있습니다(시 16:3). 이러한 성도를 하나님께서는 하나님 앞에 모으라고 하십니다. 왜냐하면 성도는 제사로 하나님과 언약한 자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시 50:5). 곧 성도의 정체성은 예배를 드림으로 표현된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에게는 성도, 하나님의 자녀, 하나님의 백성, 하늘나라 시민, 천국백성, 구원받은 자 등 많은 이름이 있습니다. 우리의 이름이 어떻게 표현되든지 중요한 사실은 우리가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을 따르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구원받은 하나님의 백성으로 영원한 천국을 소망하며 살아간다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기억하시면서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에 부끄럽지 않게 살아감으로 모두 승리의 그날에 함께 하나님을 찬양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만용

2023-11-16T14:41:09+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