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손자병법」(孫子兵法)으로 유명한 손무(孫武)는 지형(地形)의 종류를 통형(通形, 사통팔달 지형), 괘형(掛形, 나아갈 수는 있지만 후퇴하기는 어려운 경사지), 지형(支形, 아군이나 적군이 진출해도 불리한 전략요충지), 애형(隘形, 두 산 사이에 낀 좁고 길다란 지역), 험형(險形, 험준한 지역), 원형(遠形, 멀리 있는 곳)으로 이야기했습니다. 이 여섯 가지 지형을 지휘관인 장군이 잘 살피는 것이 중요한 임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형의 이점을 잘 알고 살리는 장군은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패한다고 이야기한 것입니다.
나아가 손무(孫武)는 전쟁할 때의 전쟁터를 또한 아홉 가지로 분류했습니다, 곧 전쟁터 지형을 산지(散地, 자국 내에서 일어난 전쟁이라 마음이 흐트러진 전쟁터), 경지(輕地, 적국과의 국경지대로 쉽게 흔들리는 지역), 쟁지(爭地, 적군과 아군 어느 쪽에도 유리하여 다투는 지역), 교지(交地, 아군이나 적군이 서로 공격해 올 수 있는 교차 지역), 구지(衢地, 아군이든 적군이든 먼저 도착하여 제3국과 우호를 맺고 지원받을 수 있는 접경 지역), 중지(重地, 적지 깊숙한 지역으로 아군의 구원과 지원이 어려운 곳), 비지(圮地, 산악, 숲, 늪 등 행군하기 어려운 지역), 위지(圍地, 진입로는 좁고 험하며, 후퇴는 어려운 아군이 적의 소수 병력에게 포위되어 에워싸인 지역), 사지(死地, 전군이 속전속결로 싸우면 살 수 있고, 아니면 전멸될 수 있는 죽음을 무릅써야 하는 지역)로 분류한 것입니다.
손무는 지휘관인 장군은 각 지형의 변화 및 전진과 후퇴에 대한 판단, 나아가 인간 심성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여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무엇보다 아홉 가지 지형을 모두 제대로 알고 있어야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나 지금으로 앞으로도 전쟁에 있어 지형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나아가 좀 더 넓고 크게 볼 때 예로부터 전략적 요충지였던 장소나 국가는 지금도 그대로 전략적 요충지인 것입니다.
로마가 세계를 제패하고 제국을 이루어 나갈 때 그 확장세는 엄청났습니다. 그런데 확장된 제국을 유지하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동방 쪽의 방위가 그러했는데.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 치세 때에 페르시아와의 관계가 그러했습니다. 페르시아와의 경계를 잘 유지하기 위해서 언제나 중요한 나라가 아르메니아였습니다. 메소포타미아 북부 지역과 아르메니아는 로마나 페르시아 어느 쪽에서도 양보할 수 없는 지정학적 요충지였던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생각해 보면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옛날과 달리 인간의 과학기술문명이 발전하고 사람들이 세계를 왕래하고 살아가는 시대이지만 여전히 지정학의 중요성은 유지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와 중요성은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사실입니다.
이에 살고 있는 이 땅의 백성이 절대적으로 지혜로울 필요가 있습니다. 지혜로우면 지정학적 중요성을 최대한 활용하여 부강한 나라를 이룰 수 있지만 어리석고 자만하게 될 때에는 큰 위기가 올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역사를 통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개인이나 국가의 운명은 하나님께서 주관하신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사야 선지자를 통해 “보라 그에게는 열방은 통의 한 방울 물 같고 저울의 적은 티끌 같으며 섬들은 떠오르는 먼지 같으니”(사 40:15)라고 말씀하십니다. 나아가 하나님께서는 나라를 세우시도 하시고 폐하기도 하시는 분이십니다.
이에 우리는 “여호와로 자기 하나님을 삼은 나라 곧 하나님의 기업으로 빼신바 된 백성은 복이 있도다”(시 33:12)라는 말씀을 언제나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한반도라는 지정학적 요충지에 살게 하시고 하나님을 알고 믿고 의지하게 하신 사실을 늘 기억하면서 승리하는 모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