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은혜로 2005년 7월 1일 창립예배를 드린 것이 엊그제 같았는데, 벌써 16년째를 맞이했습니다. 광음여전(光陰如箭, ‘세월은 화살과 같다는 뜻으로, 빨리 지나가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란 뜻)이라는 말이 있듯이 지나온 시간은 그야말로 시위를 떠난 화살 같이, 흐르는 물과 같았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지나온 시간들을 뒤돌아보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음을 고백합니다. 에벤에셀의 하나님께서 지금까지 인도해주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블레셋 사람의 손에서 구원해 주신 후 사무엘이 돌을 취하여 미스바와 센 사이에 세우고 말하기를 “여호와께서 여기까지 우리를 도우셨다 하고 그 이름을 에벤에셀이라”고 했습니다(삼상 7:12).
무엇보다 작년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 전염병 사태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당하고, 직장과 삶의 터전을 잃고, 심지어 목숨까지 잃는 등 그야말로 힘든 시기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특별히 한국교회 역시 고난의 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 가운데 다시 한번 교회의 정체성을 점검하고 회복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우리교회 역시 코로나로 인해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 하에 예배를 드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온라인 영상예배를 겸해서 드리고 있는 가운데 하나님의 은혜가운데 하루 속히 모든 상황이 종료되고 일상을 회복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를 경험하면서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것은 일상(日常, 매일 반복되는 보통의 일)이라는 것이 참으로 복되다는 것입니다. 매일의 삶에 특별한 일이 없이 평온한 가운데 지날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라는 사실입니다.
우리의 삶에 있어 16년이라는 시간은 어떤 면에서는 긴 시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어떤 사람에게 있어서는 형편에 따라 짧은 시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16년의 기간이 어떠하든지 에벤에셀의 하나님을 고백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코로나 시대를 지내면서 우리의 삶은 많은 부분에 변화를 가져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다른 것은 차치(且置)하고 우리의 신앙생활에 있어 변화는 거부할 수 없는 요구가 되었습니다.
코로나 사태는 우리의 신앙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으며, 또한 어떠한 필연적 결과를 맞이하게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특별히 개인과 가정 중심의 신앙생활이 정말 중요해지는 시기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한국교회는 이제 큰 교회이건 작은 교회이건 무엇인가 모습과 자세를 달리해야할 과제를 안게 된 것입니다.
복음전도에 있어 영상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과 함께 소그룹 단위의 신앙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방법을 만들어내어야 하는 시대적 과제에 다시 한번 직면하게 된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코로나 사태가 우리의 신앙을 점검하는 계기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알곡과 쭉정이를 가르는 일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에 개인의 신앙을 다시 한번 뒤돌아보고 점검할 뿐만 아니라 가정과 교회공동체의 모습을 다시 한번 확인해야 할 것입니다.
바라고 기도하는 것은 창립 16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도 하나님의 끊임없는 사랑과 인도하심이 교회 성도들 모두에게 함께 해주시는 것입니다. 오늘 에벤에셀의 하나님이 내일에도 그리고 주님 만나는 그날까지 에벤에셀의 하나님의 되어주시기를 소원하는 것입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