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10일) 시찰목회자에서 신양 기도원에서 밤 줍기 행사를 가졌습니다. 코로나 이후 몇 년 만에 가진 시간이었는데, 밤을 주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무엇인가 열매를 거둔다는 것은 참으로 귀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열매를 거두기 위해서는 농부들의 땀과 눈물과 수고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한번 심어 놓으면 매년 열매를 맺고 우리에게 참으로 좋은 열매를 주는 유실수들이 있지만 거기에도 사람의 수고가 따라야 좋은 열매를 거둘 수 있는 것입니다.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말은 농사짓는 분들의 모습을 보면 늘 느끼게 됩니다.
저는 농심(農心), 곧 ‘농부의 마음’이라는 말을 상당히 좋아합니다. 농사는 짓지 않지만 옆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농부들의 수고나 마음이 그대로 전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우수를 위해 애타하며 수고하는 농부들의 마음은 농사를 지어보지 않은 저 자신은 다 이해할 수 없지만 대화를 해 보면 참으로 그 마음이 그대로 느껴지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우리가 어떤 분야에서 일을 하건 농부의 마음을 가지고 행한다면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사람은 무엇을 심든지 그대로 거두게 된다(갈 6:7)는 말씀은 변함 없는 진리인 것입니다.
그런데 열매를 거두기 위한 농부의 수고와 그 마음에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입니다.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가 없이는 열매를 거둘 수 없는 것입니다. 인간의 모든 수고와 행위에 하나님의 역사하심과 은혜가 꼭 있어야 선한 열매, 좋은 열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열매를 거둘 수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온갖 좋은 것으로 우리에게 베풀어주시기를 원하십니다. 아니, 창세 이후 지금까지 베풀어주셨습니다. 일례로, 하늘의 태양이 우리에게 밝게 빛나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 하더라도 하나님의 은혜가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태양만 아니라 밤하늘의 달과 별들을 창조하신 것도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사계절을 허락해 주시고, 비도 내려주시고, 천둥과 번개도 치게 하시고, 바람도 불게 하시고, 때로 구름으로도 시원케 해주시고, 눈도 내려주시고… 우리는 범사에 감사하며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온갖 열매가 가득한 가을의 정취 속에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바라보면서 감사치 못하는 사람은 자신이 살아가는 이유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밤줍기 행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들녘에 황금물결이 출렁이는 것을 보았습니다. 정말 황금빛으로 물들어 있는 들녘이었습니다. 우리 찬송가 308장의 가사가 막 흘러나왔습니다. 곧 “넓은 들에 익은 곡식 황금 물결 뒤치며 어디든지 태양 빛에 향기 진동하도다 무르익은 저 곡식은 낫을 기다리는데 기회 지나 가기 전에 어서 추수합니다”라는 것입니다.
농부들의 낫을 기다리는 추수할 곡식들을 바라보면서 우리 주변에 구원받아야 할 영혼들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리 환경이 비록 힘들고 어려워도 부지런히 생명의 복음을 전함으로 죽어가는 생명을 하나님께로 인도하고 그 열매를 하나님께 드림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추수 감사의 계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