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 구[2019. 8. 4]

명(明)나라 가정(嘉靖, 世宗의 연호) 때 여곤(呂坤, 1536~1618년)이라는 학자가 있었습니다. 그가 쓴 책 가운데 「신음어」(呻吟語)라는 중국 관리들의 지침서로 일컬어진 것이 있습니다. 이 책은 정치, 경제, 일상사에서의 여러 문제들에 대한 저자 자신의 걱정과 대비책 및 신념 등을 솔직하게 피력해 놓은 것입니다.

이 책 제 2장의 “인간의 도리(道理) 가운데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곧 ”이 넓은 세상에서 지역의 남북을 논하지 않고 신분의 상하를 묻지 않으며, 한 사람의 좋은 벗을 얻어 도(道)를 같이 하고 뜻을 함께 하는 일은 인생의 일대쾌사(一大快事)이다“라는 것입니다.

원문은 다음과 같이 되어 있습니다.

天地間(천지간) 不論天南地北(불론천남지북)
縉紳草莽(진신초망) 得一好友(득일호우)
道同志合(도동지합) 亦人生一大快也(역인생일대쾌야)

사람이 세상을 살면서 부모형제가 필요하고 군신관계도 중요하고, 부부관계도 중요합니다. 그런데 친구 관계 역시 대단히 중요합니다. 잠언 기자는 “친구는 사랑이 끊이지 아니하고 형제는 위급한 때까지 위하여 났느니라”(잠 17:17)고 말씀합니다.

성경 속에서 좋은 친구 관계의 모범이 되는 것이 다윗과 요나단일 것입니다. 성경은 “요나단은 다윗을 자기 생명 같이 사랑하여 더불어 언약을 맺었으며 요나단이 자기의 입었던 겉옷을 벗어 다윗에게 주었고 그 군복과 칼과 활과 띠도 그리하였더라”(삼상 18:3-4)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다윗과 요나단은 서로에게 생명까지 줄 수 있는 친구였습니다.

사람이 세상에 살면서 친구가 없다면 그보다 더 공허한 삶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은 속이기도 하고 속기도 하며 친구라는 이름으로 배신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가까운 친구로 인해 상처를 안고 살아가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변하지 않는 친구가 있음을 성경은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바로 예수님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향해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에서 더 큰 사랑이 없나니 너희가 나의 명하는 대로 행하면 곧 나의 친구라 이제부터는 너희를 종이라 하지 아니하리니 종은 주인의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라 너희를 친구라 하였노니 내가 내 아버지께 들은 것을 다 너희에게 알게 하였음이니라”(요 15:13-15)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친구라 불러 주셨습니다. 그리고 십자가에 목숨까지 내어 주셨습니다. 이러한 주님의 사랑은 제자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오고 오는 세대 주님을 믿는 모든 하나님의 백성들을 향한 사랑이요 은혜이기도 한 것입니다. 주님은 오늘 이 시대에도 우리를 친구삼아 주시되 영원한 친구로 삼아 주시고 인도하시고 도우시고 보호해 주십니다. 이러한 주님의 사랑은 영원한 사랑입니다(롬 8:31-39).

그런데 이렇게도 황송한 주님의 은혜와 사랑에 그나마 부합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주님을 드러내고 증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잠언 기자는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하는 것 같이 사람이 그 친구의 얼굴을 빛나게 하느니라”(잠 27:17)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좋은 친구는 서로에게 발전을 가져올 뿐 아니라 상대를 높여주고 빛나게 해 줍니다.

우리가 주님의 영원한 친구로 택함 받았다면 당연히 주님이 영광 받으시는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인간 세상에서의 삶은 잠간입니다. 잠시 잠간 후면 만나게 될 영원한 친구 되신 주님을 바라보면서 오늘도 친 구되신 주님 손잡고 날마다 승리하는 모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만용

2019-09-07T18:22:15+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