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부침선(破釜沈船)[2021.02.21]

사마천의 「사기」(史記)의 “항우본기”(項羽本紀)에 “솥을 깨뜨리고 배를 가라앉힌다”라는 말의 “파부침선”(破釜沈船)이 있습니다. 여기 파(破)는 ‘깨뜨린다’는 말이며, 부(釜)는 ‘가마솥’이라는 뜻이며, 침(沈)은 ‘가라앉는다, 잠긴다’란 뜻이며, 선(船)은 배를 가리킵니다.

파부침선(破釜沈船)은 죽을 각오를 하고 필사적으로 싸움에 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항우가 진(秦)나라를 치기 위해 직접 출병했는데, 항우의 군대가 막 장하를 건넜을 때였습니다. 그때 항우는 군사들이 타고 왔던 모든 배를 부수고 솥도 깨뜨려 버리라고 했으며, 야영하던 막사도 모두 불태워버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사흘치 식량만 주었습니다.

이에 항우의 부하들은 다시는 돌아갈 배도 없어지고 밥을 해먹을 솥도 없어졌기 때문에 죽기를 각오하고 싸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전쟁에서 승리하고 항우는 제장(諸將)의 맹주가 된 것입니다.

원래 이러한 전술은 「손자병법」의 “지형활용”(九地)에 나오는 “분주파부”(焚舟破釜, 배를 불태우고 솥을 깨뜨린다는 뜻)라는 말에 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손무의 「손자병법」 이후 항우가 활용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한신(韓信)의 배수진(背水陣)과도 같은 말입니다.

어떻든 파부침선(破釜沈船)이나 분주파부”(焚舟破釜)나, 배수진(背水陣)은 같은 의미의 말인 것을 보게 됩니다. 곧 물러날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죽기를 각오하고 싸운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 말입니다.

아담 이후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전쟁의 역사라는 것은 그만큼 수많는 사람들이 싸우는 가운데 죽이고 죽는 일이 일어났다는 것입니다. 이에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수많은 전략과 전술에 관한 병법서(兵法書)가 동서양을 막론하고 등장했습니다.

서양의 대표적 병법서는 클라우제비츠(Clausewitz, Karl von)의 「전쟁론」으로 볼 수 있고, 동양에서는 손무(孫武 ) 「손자병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이러한 병법서들은 전쟁에서만이 아니라 인간사 다방면에서 활용 및 적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인간 세상에는 눈에 보이는 전쟁만 아니라 보이지 아니하는 영적(靈的) 전쟁이 있음을 늘 기억해야 합니다. 사도 바울은 “우리의 씨름은 혈과 육에 대한 것이 아니요 정사와 권세와 이 어두움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에게 대함이라”(엡 6:12)고 말씀합니다. 성도에게는 영적 전쟁이 있다는 것입니다.

영적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사도 바울은 하나님의 전신갑주로 무장하라고 말씀합니다(엡 6:13-17). 하나님의 전신갑주로 무장한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서 도와주셔야 합니다.

하나님의 사람 다윗은 “많은 군대로 구원 얻은 왕이 없으며 용사가 힘이 커도 스스로 구하지 못하는도다 구원함에 말은 헛 것임이여 그 큰 힘으로 구하지 못하는도다”(시 33:16-17)라고 말씀합니다. 하나님께서 이기게 하셔야 이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전쟁은 여호와께 속한 것이기 때문입니다(삼상 17:47).

성경과 역사를 살펴보면, 어느 시대를 살건 하나님의 백성은 영적 전쟁의 현장에 서 있다는 것을 늘 기억하며 살아야 합니다. 나아가 하나님의 함께 하심을 믿으면서 하나님을 믿는 믿음을 가지고 시대를 이기며 살아야 합니다.

무엇보다 성도의 궁극적인 승리는 우리 대장 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루셨다는 사실을 믿으며 하나님 나라를 바라보며 나아가야 합니다. 잠시 잠간 후면 오실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며 어떤 형편에서건 파부침선(破釜沈船)의 자세로 승리하는 모두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이만용

2021-02-21T10:01:5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