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함의 특별함[2017.11.12]

「장자」(莊子) 외편(外篇) “산속의 나무”(山木)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장자가 산속을 가다가 가지와 잎새가 무성한 큰 나무를 보았습니다. 그런데 나무를 베는 사람이 그 큰 나무 곁에 있으면서도 그 나무를 베지 않았습니다. 장자가 그 까닭을 물었습니다. 나무 베는 사람은 “쓸 만한 곳이 없다”라고 했습니다.
장자는 “이 나무는 재목이 못됨으로써 그가 타고난 수명을 다 누리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옛말에“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킨다”는 말이 있습니다. 잘난 나무들은 일찍 베임을 당해 다 산을 떠났지만 못생긴 나무들은 베이지도 않고 산에 남아 있게 되어 산을 지키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흔히 세상을 살면서 무엇인가 남보다 뛰어나거나 특별한 것을 원합니다. 재물도 다른 사람보다 많이 모으기를 원합니다. 공부도 많이 하기를 원하고, 권력이나 힘도 갖기 원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것을 원해도 뜻대로 되는 일이 많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평범한 삶 속에 만족과 기쁨을 누리고 살아가는 사람이 인생을 제대로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인생을 나태하게 살거나 무책임하게 살라는 뜻이 아닙니다.
떨어지는 낙엽을 보면서도 감사하는 사람, 아이가 놀다가 버려둔 세 발 자전거를 보면서도 동심(童心)의 소중함을 느끼는 사람, 뜨고 지는 태양을 보면서도 감사하는 사람, 하늘의 달과 별을 보면서도 인간 세상을 향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귀히 여길 줄 아는 사람,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며 고마워 할 줄 아는 사람이 인생을 멋지게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평범함에 감사하는 사람은 범사를 감사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성경은 “범사에 감사하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살전 5:18)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평범함에 감사하는 사람은 평범 속의 특별함을 아는 사람입니다.

인간 역사 속에 위대하거나 뛰어난 인물이 못되어도 오늘 여기 살아 있음에 하나님을 향해 감사하고 최선을 다하는 사람은 후회함이 없는 인생을 살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도 가을의 이별을 알리는 낙엽이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것도 참 감사한 일입니다.

이 만 용

2017-11-09T21:03:36+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