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근대사 분야의 명예교수이며, 미국 예일대에서 군사학 및 해군사 담당교수로 재직한 영국을 대표하는 전쟁사가(戰爭史家)인 마이클 하워드(Michael E. Howard, 1922~ )가 쓴 「전쟁과 평화에 관한 연구」(Studies in War and Peace)가 있습니다. 여기에서 그는 전쟁에 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전쟁은 어쩔 수 없는 악이다. 그러나 무력을 포기한 자, 그렇지 않은 자의 손아귀 속에 자신의 운명이 맡겨져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War thus in itself inescapably an evil. But those who renounce the use of force find themselves at the mercy of those who do not.)
어떤 면에서 인간 세상은 토마스 홉스가 이야기한 것처럼 “만인대 만인의 투쟁”의 장(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하나님께서 분명히 살아계시고 인간역사를 붙들고 계시다는 사실을 믿고 나아가는 사람에게는 세상이 꼭 약육강식(弱肉强食)의 세계만은 아닌 것입니다.
그런데 세상은 하나님을 믿고 살아가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에 어느 나라건 그 나라의 국민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외적(外的) 공격이나 환란으로부터 방어의 수단을 갖는 것은 필수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하워드 교수의 언급처럼 힘의 원리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고통 당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외침으로 인한 고난과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오천여년의 역사를 이어왔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정학적 위치로 인해 겪은 수많은 고난과 어려움 속에서 지금도 여전히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는 어느 때보다 풍요하고 모든 것이 넘치는 환경이 형성되어 어떤 면에서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을 기억해야 하는 때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특히 지나온 근현대사 가운데 많은 일이 있었지만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은혜 가운데 지금의 평안과 평화를 누리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거룩하신 뜻이 이루어져 가는 과정이 역사라고 볼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특별한 하나님의 은혜를 받았습니다. 지난 일제치하 36여년의 시간, 6.25 전쟁과 가난, 그리고 경제회복과 번영을 위한 시간을 지나 현재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 가운데 하나님께서는 이 땅과 한국교회에 큰 은혜를 주셨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너무 배부르다 보니 이 땅 백성이 교만해지고, 한국교회가 하나님 앞에 겸손하지 못하고 다른 길로 달려가고 있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에 하나님의 징계가 임하기 전에 엎드려야 합니다. 겸손해야 하는 것입니다. 요나가 외쳤던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철저하게 회개한 니느웨가 용서함을 받았듯이 우리 역시 하나님의 긍휼하심과 자비를 다시 구해야 하는 시대를 살고 있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입니다. 이는 우리 역사에 전쟁의 때가 있었음을 기억할 뿐 아니라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선열들을 기억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전쟁은 인간 본성의 모든 부분을 드러내는데, 이 땅에 다시는 비극적인 전쟁이 없도록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해야 할 뿐 아니라 우리 역시 유비무환의 자세로 늘 국가를 생각하며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경제가 성장했고, 국방분야에서 세계가 부러워할 만큼 자랐습니다. 국민들의 교육수준이 대단히 높아졌으며, 한류가 세계를 휩쓰는 탁월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문제는 시대정신의 타락입니다. 이는 결국 종교가 그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음에서 연유합니다. 이에 무엇보다 이 땅에 교회가 다시금 그 정체성을 회복하여 교회된 사명을 잘 감당 할 수 있도록 기도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북녘땅 복음화와 민족복음화와 세계선교에 다시 한번 이 땅의 교회가 쓰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님, 이 민족 한국교회를 긍휼히 여겨 주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