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忍)[2017.10.22]

청년시절에 「삼국지」를 아주 재미있게 읽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다 몇 년 전에 다시 「삼국지」를 보게 되었는데 청년시절 읽었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을 갖게 되었습니다. 「삼국지」에는 수많은 인물이 등장합니다. 동탁, 여포, 원술, 원소, 조조, 유비, 손권, 주유, 관우, 장비, 조자룡, 제갈량, 사마의, 여몽, 노숙, 육손, 순욱, 조비, 손상향, 초선 등 많은 인물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삼국지」를 누구의 시각에서, 어느 나라 입장에서 보느냐에 따라 각기 관심과 생각의 폭이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삼국지」를 읽으면서 늘 궁금하게 생각해 온 것이
“삼국지 최후의 승자는 누구인가?”라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나름 생각한 삼국지 최후의 승자는 조조나 유비나 손권 등이 아닌 조조와 조비의 신하요 책사였던 사마의(사마중달, 司馬仲達)이라고 봅니다. 엄밀히 말하면 사마가문(司馬家門)입니다.

사마의의 아들은 사마소와 사마사입니다. 사마소의 아들이 사마염입니다. 사마염이 위왕조의 조환을 겁박하여 선위하도록 하고, 선위 받은 후에 국호를 진(晉)으로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황제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위(魏), 촉(蜀), 오(吳) 가운데 훗날 사마의의 손자인 사마염을 통해 천하가 통일된 것입니다.

삼국시대 최후의 승자라 할 수 있는 사마가문의 특징은 “인”(忍)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조 통치 아래에서의 사마중달부터 시작하여 사마가문 사람들의 아주 중요한 특징이 참는 것, 곧 “인”(忍)이었습니다.

저는 삼국시대와 그 이후의 이야기를 보면서 인내(참는 것)는 개인, 사회, 국가, 교회 모두에 필요한 덕목이라고 봅니다. 참아야 할 때 참고 나아가야 할 때 나아가는 지혜가 필요한 것입니다.
특별히 우리 신앙생활에 있어서는 더욱 더 그러합니다.

사도 바울은 “미쁘다 이 말이여, 우리가 주와 함께 죽었으면 또한 함께 살 것이요 참으면 또한 함께 왕노릇 할 것이요 우리가 주를 부인하면 주도 우리를 부인하실 것이라 우리는 미쁨이 없을지라도 주는 일향 미쁘시니 자기를 부인하실 수 없으시리라”(딤후 2:11-130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인내가 필요한 이 시대에 끝까지 인내하면서 하늘나라를 모두 유업으로 얻을 수 있는 은혜를 누렸으면 좋겠습니다.

이 만 용

2017-11-09T20:42:38+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