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生)과 사(死)[2018. 3. 25]

중국 고대 철학자인 장자(莊子, 본명 莊周)는 아주 자유로운 사상가였습니다. 장자의 글과 사상을 살펴보면 그는 일반 사람의 상식을 깨는 말과 행동을 많이 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날 장자의 처(妻)가 죽었는데, 그의 친구 혜자(惠子)가 조문을 갔습니다. 그런데 장자가 두 다리를 뻗고 질장구(鼓盆)를 두드리면서 노래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혜자가 “당신은 아내와 함께 살았고, 그녀는 자식을 길렀으며 함께 늙었는데 그러한 아내가 죽었는데 곡(哭)을 하지 않는 것은 물론, 질장구를 두르리면서 노래까지 부르고 있으니 너무 심한 것이 아닌가?”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장자는 “아내가 죽었을 때 나라고 어찌 슬퍼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그런데 문제의 시원을 살펴보니 그녀는 이제 다시 변하여 죽음으로 간 것이네. 이것은 춘추동하(春秋冬夏) 사계절의 운행과 같은 이치가 아니겠는가. 그 사람은 지금 우주의 큰 집에서 편안히 잠들어 있는 것일세”라고 했습니다.

장자는 죽음 앞에 삶이 슬퍼하고 비통해 하는 것은 정념(情念)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우주의 참 모습을 깨달아 정념에 동요되거나 속박되지 않으면 자유를 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장자는 죽음이란 삶의 자연적 결과임을 역설하고 있는 것입니다. 생(生)이 당연하듯 사(死)도 그러하다는 것입니다. 장자는 자유와 변화가 그의 핵심 사상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장자를 공부하면서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의 생(生)과 사(死)에 대한 생각을 다시 정리해 보았습니다. 우리 역시 신앙생활하다 죽으면 찬송을 부르고 장례예배를 드립니다. 성도의 시민권 역시 이 땅이 아니라 하늘나라에 있습니다(빌 3:20-21).

사도 바울은 “우리가 담대하여 원하는 바는 차라리 몸을 떠나 주와 함께 거하는 그것이라 그런즉 우리는 거하든지 떠나든지 주를 기쁘시게 하는 자 되기를 힘쓰노라”(고후 5:8-9)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사도 바울 역시 생사를 초월한 믿음을 가지고 사명을 감당한 것입니다.

이 세상의 삶은 잠깐이라는 것을 우리가 기억한다면 생(生)에 대해 그렇게 집착하지 않을 것이며, 사(死)에 대해 그렇게 두려워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주님이 예비해 놓으신 천국이 있는 것입니다(요 14:1-6). 오늘도 우리가 하나님을 믿는 믿음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생(生)이 있는 이 땅에서 주님을 위해 최선을 다해 살다가, 사(死)를 맞이할 때 주님 품에 안겨 영생복락할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이 소망을 모두 다시 한번 확신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만용

2018-03-22T14:30:11+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