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음[2018. 5. 6]

노자, 장자, 유가, 묵가, 법가, 도가, 명가, 음양사상 등 중국 고대사상이 성행하던 시절 순자(荀子, BC 323?~BC248?)는 이를 합리적으로 비평합니다. 곧 제자백가들은 주장은 소견이 있지만 소폐도 있다고 했습니다. 곧 순자는 각기 일우(一隅 ; 한 모퉁이를 전체인양 여기는 것)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일우(一隅)를 전체라고 주장하면 그것을 주장하는 본인도 혼란스럽고 다른 사람도 혼란스럽게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곧 환(患 : 병폐)이라고 했습니다.

모든 제자백가는 자신들의 주장이 일곡(一曲 : 한 모퉁이)과 같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순자는 일우(一隅)를 해폐(解蔽)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해폐’(解蔽)란 마음에 쌓여 있는 것들 때문에 새로 받아들이려는 것들이 방해 받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을 텅빈 상태(虛靜)이라고 합니다. 달리 말하면 가려진 마음을 여는 열린 마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순자는 일우(一隅)를 해폐(解蔽)하지 않으면 곡지지인(曲知之人 : 편파적인 인식체계 속에 갇혀 있는 사람)이 된다는 것입니다. 순자(荀子)는 20권 32편으로 되어 있는 「순자」(荀子)를 집필하면서 정작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제21편의 해폐(解蔽)였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곧 가려진 마음을 열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순자를 읽고 공부하면서 느낀 것이 참 많은데, 우리의 신앙생활 역시 일우(一隅)의 사고 속에 갇혀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성경이해에 있어서 그러하다는 것을 많이 느낍니다. 한 부분을 전체인양 생각하여 그것을 절대 진리화하여 주장하게 되면 왜곡된 사고와 주장이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곧 신앙생활과 성경해석에 있어 곡지지인(曲知之人)한 사람이 많은 것을 보게 됩니다.

특히 자기식의 사고 속에 갇혀 세상을 보고, 성경을 보고 이해하고, 신앙생활 하는 것은 어떤 면에 있어 상당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른 것은 차지하고라도 성경을 이해함에 있어 일우(一隅)의 사고나 왜곡된 시각을 가지고 보는 것은 완전히 신앙생활을 엉뚱한 방향으로 나아가게 할 수도 있습니다.

사도 베드로는 “또 우리 주의 오래 참으심이 구원이 될 줄로 여기라 우리 사랑하는 형제 바울도 그 받은 지혜대로 너희에게 이같이 썼고 또 그 모든 편지에도 이런 일에 관하여 말하였으되 그 중에 알기 어려운 것이 더러 있으니 무식한 자들과 굳세지 못한 자들이 다른 성경과 같이 그것도 억지로 풀다가 스스로 멸망에 이르느니라”(벧후 3:15-16)고 경계하고 있습니다. 여기 성경을 억지로 푼다는 말은 말씀을 비틀거나 곡해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현상은 일우(一隅)의 사고 속에서 흔히 나오는 것을 보게 됩니다.

성경을 대할 때나 신앙생활 할 때 해폐(解蔽), 곧 열린 마음을 가지고 유연하고도 합리적인 사고와 마음을 통해 날로 성장할 수 있는 모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만용

2018-05-18T21:35:18+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