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구이존 구구이망(具具而存 具具而亡)(2)[2018. 7. 22]

「순자」(荀子) 제9편 왕제(王制)에 기록되어 있는 “구구이존 구구이망(具具而存 具具而亡)”이란 말을 통해 진시황(秦始皇)이 천하통일을 할 때 주변 여섯 나라에 대한 부분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구구이존 구구이망은 “존속할 조건을 갖추고 있으면 그 나라는 존속하고 망할 조건을 갖추고 있으면 그 나라는 망한다”는 말입니다.

진시황은 재위 16년째 되던 해 곧 B.C.231년 통일 전쟁을 시작하게 되는데 가장 먼저 한(韓)나라를 공격합니다. 이에 전국칠웅 가운데 하나였던 한나라는 진나라에 의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립니다. 그런데 한나라의 멸망에는 그 원인이 있습니다.

그것은 먼저, 한나라는 치열했던 전국칠웅 시대에 몇 차례 기회가 있었지만 국가적인 개혁을 성공하지 못하고 실패했다는 것입니다. 곧 신불해, 상앙, 한비자 등의 탁월한 인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개혁사상과 부국강병에 대한 입안 등은 시간이 지나갈수록 빛을 발하지 못했습니다.

또한 한나라는 환경면에 있어 지리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가운데 있었습니다. 한나라는 원래 진(晉)나라가 한, 위, 조나라로 삼분될 때 위치적으로 여러 나라에 둘러싸인 곳에 있었습니다. 곧 진(秦), 위(魏), 초(楚)나라 등과 인접해 있었으며, 땅도 전국 칠웅 가운데 가장 적었습니다. 무엇보다 천하통일을 이룬 진(秦)나라와 바로 붙어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마지막으로, 진(秦)나라의 동진(東進)을 막기 위해 합종책을 편 육국과의 외교관계를 원활하게 하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이유 등으로 인해 한나라는 결국 가장 먼저 진(秦)에 의해 멸망된 것입니다. 역사에 만약(if)이라는 가정은 없지만 만약 한나라의 지리적 위치가 부국강병했다면 중재자 역할과 아울러 나라를 지킬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한나라는 망했습니다.

성경과 역사를 보면 어느 나라건 이 땅에서 영원한 나라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짧게 존속하는 나라나 길게 존속하나는 나라는 있습니다. 또한 모든 나라는 구구이존 구구이망에 다 해당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이 땅에서는 영원한 나라가 없지만 하나님 나라는 영원합니다. 성경은 “이 열왕의 때에 하늘의 하나님이 한 나라를 세우시리니 이것은 영원히 망하지도 아니할 것이요 그 국권이 다른 백성에게로 돌아가지도 아니할 것이요 도리어 이 모든 나라를 쳐서 멸하고 영원히 설 것이라”(단 2:44)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곧 하나님의 나라는 구구이존만 있으며, 구구이망은 없다는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존속하되 영원히 존속하는 나라입니다. 이것이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의 시민으로 살아가는 우리 믿음의 근거입니다.

이만용

2018-07-24T20:50:3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