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 추[2019. 7. 14]

구암((龜巖) 허준(許浚, 1539~1615년)의 「동의보감」(東醫寶鑑)에 보면 부추(구채, 韭菜)에 대해 채소 가운데 성질이 가장 따뜻하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부추는 오장을 편안하게 해주고 위(胃) 속의 열기를 없애주고, 허약한 것을 보하고 허리와 무릎을 덥게 해준다고 합니다. 또한 가슴 속에 있는 궂은 피와 체한 것을 없애주고 간기(肝氣)를 튼튼하게 해준다고 합니다. 부추씨를 약으로 사용할 경우에는 볶아서 사용한다고 합니다.

부추는 다년생 식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겨울을 이겨내고 봄에 다시 살아 계속 먹어도 금방 자라나는 것이 특징임을 알 수 있습니다. 부추는 라면 끓일 때 넣어 먹어도 좋고, 부추전으로 만들어 먹어도 좋습니다. 또한 부추계란국이나 부추계란말이, 부추계란찜으로 먹어도 아주 맛이 좋습니다. 나아가 부추김치로도 먹을 수 있으며, 부추죽을 해 먹어도 좋습니다.

교회 텃밭에 심은 부추를 보면서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것이 너무나 많고 귀하고 감사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부추만이 아니라 고추, 호박, 오이, 상추, 깻잎, 가지, 방울토마토 등 모든 것이 하나님께서 인간의 삶을 위해 주신 것임을 생각할 때 참으로 감사하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는 것입니다.

성경은 “하나님이 가라사대 땅은 풀과 씨 맺는 채소와 각기 종류대로 씨 가진 열매 맺는 과목을 내라 하시매 그대로 되어 땅이 풀과 각기 종류대로 씨 맺는 채소와 각기 종류대로 씨 가진 열매 맺는 나무를 내니 하나님의 보시기에 좋았더라 저녁이 되며 아침이 되니 이는 세째 날이니라”(창 :11-13)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창조하셨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천지만물을 바라보면서 자연(自然)이라고 하기보다 하나님의 창조세계라고 해야 합니다. 천지만물이 저절로 생긴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창조하셨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창 1:1)고 말씀합니다. 또한 “누가 먼저 내게 주고 나로 갚게 하였느냐 온 천하에 있는 것이 다 내 것이니라”(욥 41:11)고 말씀하십니다. 온 천하에 있는 모든 것이 하나님의 것입니다. 심지어 사람의 생명도 하나님이 것입니다. 시편 기자는 “대저 생명의 원천이 주께 있사오니 주의 광명 중에 우리가 광명을 보리이다”(시 36:9)라고 말씀합니다.

온 천하에 있는 모든 것의 주인이 하나님이십니다. 그 가운데 부추도 하나님께서 주신 것인데, 부추의 생명력을 생각해보면 참으로 하나님의 섭리와 그 솜씨가 대단하시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먹고 조금 지나면 또 먹을 수 있게 금방 자라납니다. 그리고 그렇게 추운 겨울도 부추는 거뜬히 이겨내는 것을 보게 됩니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부추를 먹고 건강하도록 하신 것만이 아니라 약으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신 것입니다. 참으로 사람에게 모든 것을 유익하도록 해주신 것입니다.

부추를 먹으면서 하나님께 감사하고 우리 신앙의 모습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 어떤 환경과 형편이라 하더라도 성도는 이기면서 나가야 함을 깨닫게 됩니다. 잠언 기자는 “대저 의인은 일곱번 넘어질지라도 다시 일어나려니와 악인은 재앙으로 인하여 엎드러지느니라”(잠 24:16)고 말씀합니다. 성도는 칠전팔기(七顚八起)의 신앙을 가져야 합니다.

부추는 베이고 또 베일지라도 계속 자라납니다. 또한 겨울이 되면 그 추운 겨울을 이겨냅니다. 우리 역시 인생의 겨울과도 같은 고난의 때가 오더라도 능히 이기면서 나아가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주님 안에 주님께서 우리 안에 거하시기에 그러합니다(갈 2:20, 롬 14:8 등). 그리스도의 생명이 있는 한 절대 절망은 있을 수 없으며, 그 어떠한 것도 끝나지 않음을 기억하면서 영원한 천국을 바라보며 나아가야 합니다.

지난 주 3박 4일간 탈북 신학생들과 함께 성경통독사경회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들과 함께 며칠 말씀을 나누면서 많은 것을 생각했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는 모두 한 형제요 자매이며, 특히 주의 종으로 부름 받은 사람들은 함께 하나님 나라를 위해 협력하고 힘쓰면서 나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별히 복음과 참된 평화 가운데 남북이 통일되는 그날을 위해 오늘 우리의 현실이 어렵더라도 말씀으로 준비하여 쓰임 받을 그날을 대비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우리의 삶의 현장 가운데 고난과 아픔과 어떤 역경이 있다 할지라도 이기면서 나아가야 합니다. 오늘도 부추 먹으면서 끈질긴 생명력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이만용

2019-07-29T20:39:48+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