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록위마(指鹿爲馬)[2019. 12. 22]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하는 말인 “지록위마”(指鹿爲馬)가 있습니다. 이 말의 기원은 진시황 시대의 이야기로 돌아갑니다. 곧 진시황이 죽고 난 후 그의 죽음을 알리지 아니한 가운데 환관 조고와 승상 이사가 왕자 호해와 더불어 모략을 꾸며 태자인 부소를 죽이고 호해가 황제로 옹립됩니다.

황제 호해를 온갖 향락에 빠지게 만드는 등 허수아비로 만들고 난 후 환관 조고는 모든 권력을 한 손에 쥐게 됩니다. 나아가 중신들의 마음을 떠 보고 황제를 완전히 바보로 만들기 위해 어느 날 사슴 한 마리를 어전에 끌고 왔습니다. 그리고 말하기를 “황제 폐하, 이것은 말입니다”라고 했습니다. 사슴을 말이라고 이야기한 것입니다.

이에 황제가 “아니, 사슴을 보고 말이라고 이야기 하시오?”라고 하자, 환관 조고는 중신들 한 사람 한 사람을 향해 물었습니다. 그러자 중신들은 모두 조고의 눈치를 보면서 사슴을 보고 말이라고 했습니다. 그 중에 사슴을 말이라고 이야기하지 않는 신하들은 나중에 조고가 죽여 버리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지록위마”(指鹿爲馬)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지록위마라는 말은 거짓을 진실이라고 주장하는 말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가장 비굴하고 악한 말의 대명사가 된 것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에는 진실과 공평과 정의가 대단히 중요합니다. 힘의 논리가 작용하여 사람을 억압하고 진실과 공평과 정의가 왜곡되면 그 사회는 무너져 버리고 마는 것입니다. 이는 하나님께서도 기뻐하시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 보좌의 기초는 공평과 정의이기 때문입니다(시 89:14, 시 97:2 등). 진실을 진실이라고 말할 수 있고, 거짓을 거짓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입니다.

이에 어느 나라, 민족, 국가건 진실과 공평과 정의가 제대로 서기 위해 지도자들이 어떤 생각과 자세를 가지고 나아가느냐가 관건입니다. 성경을 통해 가장 이상적인 지도자는 하나님께서 그 기준을 다윗으로 말씀하십니다. 다윗은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사람이었습니다. 다윗은 참 정치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곧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말씀하시며 이스라엘의 바위가 내게 이르시기를 사람을 공의로 다스리는 자, 하나님을 경외함으로 다스리는 자여”(삼하 23:3)라고 다윗은 노래합니다.

다윗은 참 정치인은 하나님을 경외함으로 사람을 공의로 다스리는 자인 것을 말씀합니다. 이에 하나님을 경외하지 아니하는 자는 참 정치인이 아님을 말씀하는 것입니다. 사람을 공의로 다스리지 아니하는 자는 참 정치인이 아님을 말씀하는 것입니다.

성경과 역사 속에는 참 정치인들도 있지만 모리배 정치꾼들도 참 많습니다.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 역시 그러합니다. 사리사욕에 사로잡혀 개인의 영달만을 추구하는 거짓 정치인이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면에서 정치의 세계라는 것은 참으로 비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정책을 표방하고 추진하느냐에 따라 잘살 수도 있고 못살 수도 있습니다. 망할 수도 있고 흥할 수도 있습니다.

어느 시대건 정치의 근본 목적은 백성을 잘 먹고 잘살게 하여 부강한 나라를 이루는 것입니다. 일군으로 뽑힌 받은 정치인들이 호위호식하기 위해 정치가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백성들이 편안하게 일할 수 있고 살아가는 정치를 한다면 정치하는 사람들도 함께 잘 살게 되는 것입니다.

어느 시대건 지록위마(指鹿爲馬)라는 말이 등장하게 되면 그 시대는 암울한 시대임을 알고 하나님의 은혜를 간구하는 가운데 제대로 정신을 차려야 하는 때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지록위마(指鹿爲馬)? 사슴은 사슴이요 말은 말인 것입니다!

 

이만용

2020-02-08T17:00:36+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