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강부회(牽强附會)[2021.02.07]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는 심하도록 억지가 통하는 곳이 되어가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되었습니다. 억지가 통하는 사회가 고착화되면 모든 사람의 삶이 힘들어지고 어려워지게 됩니다. 억지를 주장하는 말 가운데 ‘견강부회’(牽强附會)가 있습니다.

이 말은 이치(理致)에 맞지 않는 말을 억지로 끌어 붙여 자기(自己) 주장(主張)의 조건(條件)에 맞도록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혹은 가당치도 않은 말을 억지로 끌어대어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이치나 조건을 맞추는 것을 뜻합니다.

견강부회(牽强附會)의 ‘견’(牽)은 ‘이끌다’라는 뜻이며, ‘강’(强)은 ‘강하다’란 뜻이며, ‘부’(附)는 ‘붙다’란 뜻이며, ‘회’(會)는 ‘모이다’란 뜻입니다. 이에 견강부회(牽强附會)의 뜻이 위의 설명과 같은 것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견강부회한 일이 있으면 당하는 편에서는 대단히 힘들어 하게 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그런데 사람과 하나님 사이에 있어서도 견강부회한 일이 있는 것을 성경을 통해 발견하게 됩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하나님과 이스라엘 사이에 구약시대의 마지막 대화인 말라기에 나옵니다. 여덟 번에 걸친 하나님과 이스라엘과의 대화 속에 이스라엘 백성은 한마디도 지지 않고 꼬박 꼬박 말대꾸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들은 하나님께서 “내가 너희를 사랑하였노라”고 하셨지만, 대답하기를 “주께서 어떻게 우리를 사랑하셨나이까”라고 했습니다.

신구약 성경 전체를 통해 하나님의 마음을 가장 아프게 한 말이 이 대답이었습니다. 하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한결 같이 사랑하셨지만 그들은 하나님의 사랑을 의심했고, 믿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대답한 후 계속 되는 대화 가운데 이스라엘은 하나님을 향해 견강부회(牽强附會)한 자세를 취하여 하나님의 진노를 불러오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이스라엘이 하나님 앞에 범죄하였을 때 그들의 죄를 지적해도 돌이키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은 완강한 암소처럼 완강하니 이제 여호와께서 어린 양을 넓은 들에서 먹임 같이 저희를 먹이시겠느냐”(호 4:16)라고 하셨습니다.

견강부회(牽强附會)라는 말은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보다 좀 더 강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봅니다. 견강부회(牽强附會)가 대단히 성행하는 곳은 역사나 현재를 볼 때 정치권이 당연 압도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나라나 민족,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봉사한다는 생각보다 당리당략과 개인의 출세를 위해 얼굴을 두껍게 하며 견강부회한 자세를 취하는 것을 너무나 자주 보게 됩니다.

정치권은 그렇다치더라도 종교분야에서 견강부회한 일이 많아지면 썩은 냄새가 진동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이스라엘이 타락하여 하나님의 심판을 앞두고 있을 때 서기관, 선지자, 제사장들은 견강부회한 일을 넘어 아예 거짓말을 함으로 백성들과 나라를 멸망으로 이끌었습니다. 이에 대해 성경은 “그들이 딸 내 백성의 상처를 심상히 고쳐주며 말하기를 평강하다, 평강하다 하나 평강이 없도다 그들이 가증한 일을 행할 때에 부끄러워하였느냐 아니라 조금도 부끄러워 아니할 뿐 아니라 얼굴도 붉어지지 아니하였느니라 그러므로 그들이 엎드러질 자와 함께 엎드러질 것이라 내가 그들을 벌할 때에 그들이 거꾸러지리라 여호와의 말이니라”(렘 8:11-12)고 합니다.

평강이 없음에도 평강하다고 하였고, 가증한 일을 행할 때에도 부끄러워하기는커녕 얼굴도 붉어지지 않았습니다. 이에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형편이 어떻게 변하건 지켜야할 가치는 언제나 변함이 없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곧 공평과 정의와 진실과 사랑과 성실과 위로와 소망과 같은 것은 끝까지 지켜야할 가치요 변함없는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아무리 시대가 타락해도 견강부회(牽强附會)가 당연히 되는 것은 그 시대를 암울하게 만든다는 것을 기억하고 성도는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믿고 하나님이 원하시고 기뻐하시는 가치관과 일을 행하며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이만용

2021-02-21T09:58:13+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