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지지(老馬之智)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늙은 말의 지혜라는 뜻인데, 옛날에 길을 제대로 찾지 못할 때 늙은 말이 가는 대로 가면 길을 찾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말은 아무리 하찮케 생각되는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나름대로 다 쓸모가 있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세상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관계를 맺고 살아갑니다. 그런데 흔히 놓치기 쉬운 점이 나에게 이익 되는 사람과의 관계만을 중요시하고 다른 사람은 그저 그렇게 여기는 경우입니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인간은 누구나 귀한 존재입니다.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킨다는 말처럼 어떤 사람이건 언제, 어느 곳에서건 반드시 쓰임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아람의 군대장관 나아만은 모든 것을 가진 사람이요 아람왕이 귀하게 여기는 존귀한 자였습니다. 큰 용사이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는 문둥병자였습니다. 그는 문둥병을 고침받기 원했지만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전에 이스라엘 땅에서 잡아온 작은 계집 아이 하나가 여주인에게 말하기를 “우리 주인이 사마리아에 계신 선지자 앞에 계셨으면 좋겠나이다 저가 그 문둥병을 고치리이다”라고 했습니다. 이 말이 나아만에게 전해지자 지푸라기라도 잡고자 한 나아만은 자기 왕에게 허락을 받아 엘리사를 만나러 가고 문둥병을 치유 받은 것입니다.
나아만은 작은 계집아이의 소리도 무시하지 않고 귀 기울여 듣고 행동함으로써 불치의 문둥병이 나음 받은 것입니다.
작은 자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일은 때로 병이 낫은 것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생명까지 구원받게 됩니다. 곧 아무런 관심도 기울이지 않는 작은 자들을 통해 큰 인물이나 사람들이 도움을 받아 생명을 얻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윗이 압살롬의 난을 피해 도망갈 때 큰 위기가 몇 번 있었습니다. 압살롬이 다윗을 죽이려고 아히도벨과 후새의 모략 사이에서 후새의 모략을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이때 후새는 사독과 아비아달에게, 어떤 계집동을 통해 요나단과 아히마아스에게, 그리고 그들은 다윗에게 가서 모든 사실을 알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압살롬의 한 소년이 이것을 보고 압살롬에게 알렸습니다. 압살롬이 종들을 보내 아히마아스와 요나단을 찾았지만 바후림 어떤 사람의 집 여인이 그들을 우물에 숨겨주어 무사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다윗은 그를 따르는 모든 백성과 함께 광야 나룻터에서 자지 않고 모두 요단을 건너 생명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삼하 17장).
이처럼 다윗과 그를 따르는 모든 사람이 압살롬의 칼날을 피해 생명을 구원받고 후에 다시 승리할 수 있었던 일에는 헌신적인 사람들의 숨은 공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하나님의 크신 섭리 속에서 이루어진 일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어떤 일이건 되어지는 과정 속에서 세밀한 하나님의 손길을 느끼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람들을 통해 역사하십니다.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참으로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코로나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고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속에서 절망하여 주저앉기보다 하나님이 크신 뜻이 어디에 있는가를 살피고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역사를 믿으며 나아가야 합니다. 요셉이 애굽에서 경험한 억울한 옥살이, 7년 풍년 후에 온 7년 흉년 등 모든 것이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이루기 위한 과정이었던 것입니다.
이에 하나님의 자녀로 오늘을 사는 우리는 믿음의 선진들의 지혜와 신앙과 인생경륜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나아가 가장 중요한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