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岐路)에서[2021.09.12]

호주 찰스스터트대학교 공공윤리 담당 교수인 클라이브 해밀턴(Clive Hamilton)이 중국공산당과 연관된 관계자들의 압박과, 책을 출판하기로 약속했다가 취소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집필한 「중국의 조용한 침공」(Silent Invasion)이 있습니다,

이 책은 중국공산당이 여론과 선동을 통해 어떻게 다른 나라의 정치, 언론, 기업, 학교 등에 영향을 미치는지 세밀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우여곡절 가운데 나온 이 책은 나아가 미국의 대중국정책에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해밀턴 교수는 이 책을 통해 중국공산당이 가장 중요하게 추진하는 목표는 대미동맹해체이며, 인도 태평양지역에서의 주요 타깃이 호주와 일본과 한국이라고 주장합니다. 중국은 교역과 투자라는 무기를 통해 다른 나라가 경제적 의존을 하게 하면서 정치적 양보를 얻어낸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해밀턴 교수는 호주의 경우를 예로 들면서, 한국의 정계, 학계, 언론과 문화계 지도층 전반에 걸쳐 중국옹호론과 유화론자들을 확보했다고 이야기합니다. 특히 한국정치 지도자들이 지레 겁을 먹고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어정쩡한 자세를 갖도록 만들었다고 하면서, 중국의 진정한 본질과 야망을 알지 못하면 한국도 위험하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예부터 원교근공(遠交近攻)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중국의 전국시대(戰國時代)의 범수(范睢)의 모략인데, 지리적으로 원근을 기준으로 외교를 맺을 것인지 공격할 것인지를 판단한 것입니다. 이것은 지금도 변함없는 국제외교의 원칙 가운데 하나입니다.

역사를 보면 가장 무서운 적은 바로 자신과 붙어 있는 이웃과 민족이나 국가였습니다. 국경을 접하고 있는 나라가 강력해지면 그것은 경계의 대상을 넘어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나라의 어떤 정치 체제나 추구하는 가치가 비슷하면 분쟁이나 전쟁은 줄어들지만 어떻든 이웃 나라가 강하게 된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닌 것입니다.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국제 정치의 큰 흐름 속에서 보면 지금 세계는 격변의 기로에 서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의 핵심은 미국과 중국의 패권전쟁에 본질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을 중심한 세력과 거의 혼자라고도 볼 수 있는 중국의 패권전쟁이 어떻게 결론이 나느냐에 따라 세계의 흐름은 결정되어 오랫동안 그 영향력과 형태로 지속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 우리나라는 지혜롭게 처신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위기란 위험하기도 하지만 기회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위기 속에서 하나님께서 도와주셔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이에 시편 기자는 “여호와로 자기 하나님을 삼은 나라 곧 하나님의 기업으로 빼신바 된 백성은 복이 있도다”(시 33:12)라고 말씀합니다.

열방의 주재이신 하나님께서(시 22:28) 이 나라를 긍휼히 여겨주셔야만 합니다. 어느 나라건 아무리 정치적으로 안정되고, 경제적으로 부요하며, 군사력이 강하다고 할지라도 하나님께서 도와주시지 않으면 오래도록 번영을 누리가 어려운 것입니다.

세계역사의 큰 흐름이 기로에 서 있는 것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역시 이 흐름 속에서 아주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면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독서하기 좋은 가을에 클라이브 해밀턴 교수의 「중국의 조용한 침공」(Silent Invasion) 일독을 권합니다.

이만용

2021-09-16T21:09:35+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