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구지학(章句之學)[2021.11.28]

장구지학(章句之學)은 글의 장(章)과 구(句)의 해석에만 치우쳐 전체의 대의(大義)에는 통하지 않는 학문을 일컫는 말입니다. 이는 한 대(漢代) 훈고학(訓詁學)의 특징을 일컫는 것입니다. 훈고학은 유교 경전의 글자와 구절을 충실하게 해석하는 것을 주된 방법으로 하는 학문을 말합니다. 이는 중국의 한(漢)나라와 당(唐)나라 때에 비롯되었으며, 송(宋)나라 이후의 성리학과 구별됩니다.

성리학은 남송(南宋)의 주희(朱熹)가 집대성한 유학의 한 파로 주로 이의(理義)의 규명을 주로 하는 학문이었습니다. 성리학은 격물치지(格物致知)를 중요시하여 인격 수양 및 도덕실천과 학문의 성취를 강조했습니다. 격물치지는 이기설(理氣說)과 심성론(心性論)에 입각한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성리학은 고려말에 우리나라에 들어와 조선시대 통치 이념으로 정착 및 체계화 되어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옛 선인들의 학문은 국가운영이나 통치철학 및 백성들의 삶에까지 크게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는 어느 시대, 어느 국가에서건 아주 중요한 사실입니다. 국가지도자들이 어떤 통치이념과 철학을 가지고 운영하는가에 따라 운명이 좌우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곧 성경을 어떻게 이해하고 보느냐에 따라 신앙생활의 방향과 특징이 결정지어집니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너무나 중요합니다. 성경을 자기식대로 이해하고 해석하고 전파하면 상당한 오해를 불러 올 수 있습니다. 주로 이단사이비의 성경해석이 상당히 자의적이며 과장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성경해석은 본문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그 시대적 배경, 언어 및 문화 종교적 상황에 대한 이해가 중요합니다. 특별히 성경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훈고학의 학문해석 방법이나 성리학의 학문해석 방법 등을 모두 참고할 수 있습니다.

곧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전체적 흐름을 파악하는 것을 우선으로 각 책 및 장과 절을 살펴보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성경은 반드시 시대순(연대기적으로)으로 살펴보아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가진 성경은 주제별로 되어 있기 때문에 시대순으로 재편집해서 공부해야 합니다.

그리고 전체가 부분을 해석한다는 명제 하에 일단 성경 전체, 곧 숲을 보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 다음에 성경 각 책을 공부하고, 그 책들의 장과 절을 살펴보는 것입니다. 이러한 작업을 지속 반복하게 될 때 성경 전체 흐름을 이해하게 되고 각 책과 장과 절의 세미한 부분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우리교회은 개척초기부터 삼단계로 성경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작업을 계속 해 왔습니다. 곧 전체와 부분을 빠른 시간 내에 파악할 수 있는 성경통독사경회와 각 책을 집중적으로 살펴봄으로 어떤 책인가를 알 수 있는 성경집중강좌와 통전설교를 통해 세밀한 부분까지 살 펴 볼 수 있도로 한 것입니다. 지금도 이러한 작업은 진행중입니다. 반복 반복을 거듭하고자 합니다. 이처럼 성경에 대한 바른 이해에 집중하는 것은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생명의 말씀, 진리의 말씀, 구원의 말씀, 은혜의 말씀, 영생의 말씀, 능력의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울은“그러나 너는 배우고 확신한 일에 거하라 네가 뉘게서 배운 것을 알며 또 네가 어려서부터 성경을 알았나니 성경은 능히 너로 하여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에 이르는 지혜가 있게 하느니라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이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케 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하기에 온전케 하려 함이니라”(딤후 3:14-17)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장구지학(章句之學)과 이의(理義)의 규명을 넘어 진정한 생명을 주는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바른 이해를 통해 영적으로 날마다 풍성한 삶을 사는 모두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이만용

2021-12-05T17:32:48+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