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서동처(猫鼠同處)[2021.12.19]

고양이와 쥐가 한 곳에서 지내고 있다는 뜻의 묘서동처(猫鼠同處)라는 말이 있습니다. 여기 한자인 묘(猫)는 고양이 묘, 서(鼠)는 쥐 서, 동(同)은 한가지 동, 처(處)는 장소 처입니다. 이 말은 도둑과 도둑을 잡아야 할 사람이 한 패가 된 것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원래 고양이와 쥐는 한 곳에서 살 수 없습니다. 고양이가 쥐를 잡아 먹거나 아니면 쥐가 고양이로부터 도망을 가게 됩니다. 고양이와 쥐가 한 곳에 있다는 것은 아주 비정상적 상황인 것입니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의 여러 부분을 보면 비정상적 상황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정치면에서 보면 그야말로 가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예로부터 정치를 하려면 얼굴에 철판을 깔아야 된다고는 하지만 해도 해도 너무한 모습을 보고 있습니다. 국가와 민족의 번영과 미래에 대한 걱정이나 염려는 조금도 보이지 않고 오직 당리당략과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정치를 이용하는 그야말로 일반인의 눈에도 훤히 보이는 말과 행동을 하고 있는 모리배 정치인들을 많이 보고 있습니다.

정치의 타락은 국가와 민족의 후퇴를 가져오고 타락이 극에 달하게 되면 나라가 망하게 됩니다. 이러한 예를 성경과 역사를 통해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치가 타락해도 종교가 살아 있으면 멸망을 막을 수 있습니다. 어느 시대나 종교가 최후의 보루인데, 만약 종교가 타락하게 되면 그 시대는 끝나게 됩니다. 종교의 타락은 시대정신의 타락을 가늠하게 하는 가늠자와도 같은 것입니다.

옛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심판으로 멸망 당할 때의 모습에 대해 에스겔 선지자를 통해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곧 선지자들, 제사장들, 방백들, 백성들의 타락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그 가운데서 선지자들의 배역함이 우는 사자가 식물을 움킴 같았도다 그들이 사람의 영혼을 삼켰으며 전재와 보물을 탈취하며 과부로 그 가운데 많게 하였으며 그 제사장들은 내 율법을 범하였으며 나의 성물을 더럽혔으며 거룩함과 속된 것을 분변치 아니하였으며 부정함과 정한 것을 사람으로 분변하게 하지 아니하였으며 그 눈을 가리워 나의 안식일을 보지 아니하였으므로 내가 그 가운데서 더럽힘을 받았느니라 그 가운데 그 방백들은 식물을 삼키는 이리 같아서 불의의 이를 취하려고 피를 흘려 영혼을 멸하거늘 그 선지자들이 그들을 위하여 회를 칠하고 스스로 허탄한 이상을 보며 거짓 복술을 행하며 여호와가 말하지 아니하였어도 주 여호와의 말씀이라 하였으며 이 땅 백성은 강포하며 늑탈하여 가난하고 궁핍한 자를 압제하였으며 우거한 자를 불법하게 학대하였으므로 이 땅을 위하여 성을 쌓으며 성 무너진 데를 막아 서서 나로 멸하지 못하게 할 사람을 내가 그 가운데서 찾다가 얻지 못한고로 내가 내 분으로 그 위에 쏟으며 내 진노의 불로 멸하여 그 행위대로 그 머리에 보응하였느니라 나 주 여호와의 말이니라”(겔 22:25-31)

에스겔 당시의 총체적 타락을 말씀하십니다. 시대가 아무리 타락해도 하나님의 백성은 거룩과 성결을 유지해야 합니다. 노아와 그 가족이 온 세상이 홍수로 망할 때에도 구원받은 것처럼 하나님의 앞에서 구별된 삶이 있어야 합니다.

사도 바울은 “너희는 믿지 않는 자와 멍에를 같이 하지 말라 의와 불법이 어찌 함께하며 빛과 어두움이 어찌 사귀며 그리스도와 벨리알이 어찌 조화되며 믿는 자와 믿지 않는 자가 어찌 상관하며 하나님의 성전과 우상이 어찌 일치가 되리요 우리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성전이라 이와 같이 하나님께서 가라사대 내가 저희 가운데 거하며 두루 행하여 나는 저희 하나님이 되고 저희는 나의 백성이 되리라 하셨느니라”(고후 6:14-16)고 말씀합니다.

세상과 벗된 묘서동처(猫鼠同處)의 삶은 개인이나 공동체나 민족이나 국가가 결국 망하는 지름길입니다. 특히 교회가 세상과 구별되지 못할 때는 끝나는 것입니다. 삶의 모습과 정신과 사상이 혼재되어 있는 이 시대에 하나님의 백성으로 신앙적 독야청청(獨也靑靑)의 자세가 오히려 더 요구된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승리하기를 기도합니다.

이만용

2021-12-24T22:03:48+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