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하지욕(胯下之辱)

사마천(B.C.145? ~ 90년?)의 「사기열전」(史記列傳) 가운데 “회음후열전”(淮陰侯列傳)에 한신(韓信)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옵니다. 회음 사람이었던 한신이 출세하기 전 불량배의 가랑이 밑으로 지나간 것과 연관되어 나온 말이 과하지욕(胯下之辱)입니다. 과하수욕(袴下受辱)이라고도 합니다.

이 말은 훗날의 큰일을 도모하기 위해 잠간의 수욕을 참고 견딘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한신은 후에 초왕(楚王)이 된 후 자기를 모욕하여 가랑이 사이로 지나게 했던 그 불량배를 중위(中尉)로 임명합니다.

그런데 한신(韓信)이 한(漢)고조 유방(劉邦)을 도와 한(漢)나라 개국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였지만 젊은 시절에는 불량배의 가랑이 사이로도 지나가는 인내와 절제가 있었으나 대장군이 되고 초왕이 된 후에는 교만을 버리지 못함으로 결국 몰락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사람이 끝까지 초심(初心)을 잃지 않고 초지일관(初志一貫)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내일을 위해 오늘의 수욕을 참고 견디는 것보다 오늘의 성공을 관리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사실을 배우게 되는 것입니다. 이에 성경은 “그런즉 선 줄로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하라”(고전 10:12)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참으로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내일 일을 알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이 우리 인생입니다. 이에 매일을 하나님 앞에서 겸손하게 살아가는 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하나님의 백성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믿음으로 인해 받는 고난과 어려움과 수욕이 많이 있습니다. 성경은 우리 믿음의 선진들이 이러한 고난과 핍박을 받았다고 증거하고 있습니다.

곧 “또 어떤 이들은 희롱과 채찍질 뿐 아니라 결박과 옥에 갇히는 시험도 받았으며 돌로 치는 것과 톱으로 켜는 것과 시험과 칼에 죽는 것을 당하고 양과 염소의 가죽을 입고 유리하여 궁핍과 환난과 학대를 받았으니(이런 사람은 세상이 감당치 못하도다)저희가 광야와 산중과 암혈과 토굴에 유리하였느니라”(히 11:36-38)고 말씀합니다.

믿음의 선진들은 세상적 출세를 위한 과하지욕(胯下之辱)의 단계가 아니라 위엣 것을 바라보며 고난과 핍박을 견딘 것입니다. 영원한 하나님 나라를 바라보며 이 땅의 고난을 이겨낸 것입니다. 이러한 믿음의 사람들에게는 주님의 확실한 약속이 있는 것입니다.

우리 주님께서는 “의를 위하여 핍박을 받은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라 나를 인하여 너희를 욕하고 핍박하고 거짓으로 너희를 거스려 모든 악한 말을 할 때에는 너희에게 복이 있나니 기뻐하고 즐거워하라 하늘에서 너희의 상이 큼이라 너희 전에 있던 선지자들을 이같이 핍박하였느니라”(마 5:10-12)고 말씀하십니다.

오늘 우리는 지난 시간들을 뒤돌아보며 주님과 주님 나를 위한 고난과 핍박은 고사하고 주님의 몸 된 교회와 주님을 위한 헌신의 삶이 어떠했는지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벌써 이 한해도 두 달여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지나 언젠가 모두 주님 앞에 설 때에 주님께서 “너는 나를 위해 무엇을 했느냐? 내가 피를 흘려 세운 교회를 위해 무엇을 했느냐? 죽어가는 생명들을 구원하기 위해 한 일이 무엇이냐?”라고 물어보실 때 대답할 말을 각자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만용

2022-11-04T21:46:43+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