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초보은(結草報恩)

운전을 하다 보면 초보운전 하는 분들을 가끔 보게 됩니다. 그런데 각기 차 뒷면에 자신이 초보운전자임을 표시하는 글귀가 다양하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대체적으로 “초보운전” 혹은 “왕초보”라고 많이 부착하고 다닙니다.

어떤 분은 “직진만 두 시간”이라고 써서 붙여놓기도 합니다. 또는 “면허증 딴지 3시간 되었어요”라고 붙인 분도 있고, 혹은 “답답하시죠? 저는 환장합니다ㅠㅠ”라고 써 붙인 분도 있습니다. 어떤 분은 길게 “버스도 택시도 무섭지만 내가 제일 무섭다”라고 써 놓았습니다. 또한 “당황하면 후진함”, “무면허와 다름없음”, “저도 제가 무서워요”, “운전은 초보 마음은 터보 건들면 개”, “옆 뒤 절대 안봄”, “왕초보, 밥하고 나왔어요”, “먼저 가 난 이미 틀렸어” 등등…

그런데 며칠 전 “결초보은”이라고 써 붙인 차량을 보았습니다. 그 스티커를 보면서 결초보은(結草報恩)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원래 이 말은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진(晉)나라 위무자(魏武子)와 관련된 말에서 나온 것입니다. 이 말은 “맺을 결(結), 풀 초(草), 갚을 보(報), 은혜 은(恩)”인데, 직역하면 “풀을 묶어 은혜를 갚는다”는 것입니다. 곧 죽어서도 잊지 않고 은혜를 갚는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은혜를 잊지 않은 것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은혜는 부모님을 통해 세상에 와서 살게 되었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하나님께서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너의 하나님 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출 20:12)고 말씀하십니다. 또한 “네 부모를 즐겁게 하며 너 낳은 어미를 기쁘게 하라”(잠 23:25)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자녀가 부모에 대해 결초보은(結草報恩)의 마음과 자세를 가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특히 성도는 눈에 보이는 부모를 공경하지 못하면서 눈에 보이지 아니하시는 하나님을 제대로 섬길 수는 없는 것입니다.

결초보은(結草報恩)은 인간관계에서만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에서도 대단히 중요합니다. 은혜와 사랑이 풍성하신 하나님께서 영원히 죽을 수 밖에 없는 죄인인 우리를 구원해 주셨는데, 결초보은의 자세를 가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인 것입니다. 그렇기에 믿음의 선진들은 자신들의 생명까지 내어 놓고 하나님을 증거하는 삶을 살았던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나는 사도 중에 지극히 작은 자라 내가 하나님의 교회를 핍박하였으므로 사도라 칭함을 받기에 감당치 못할 자로라 그러나 나의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 내게 주신 그의 은혜가 헛되지 아니하여 내가 모든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하였으나 내가 아니요 오직 나와 함께하신 하나님의 은혜로라”(고전 15:9-10)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자신을 구원하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면서 사도 바울은 자신을 죄인의 괴수라고 하면서 생명을 바쳐 충성을 다했던 것입니다(딤전 1:15, 행 20:24 등).

우리가 신앙생활 하는 가운데 하나님의 은혜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면 안됩니다. 하나님은 외아들 예수님을 십자가에 내어주시기까지 사랑하셨습니다. 이에 결초보은의 정신과 자세를 가지고 하나님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가운데 복음증거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성도의 당연한 자세인 것입니다.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지날수록 하나님의 은혜가 크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아울러 정말 나 자신은 죽을 수 밖에 없는 죄인이었음을 절실하게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이만용

2022-11-09T20:28:54+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