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행하던 대로

18세기 영국의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요 로마사의 한 이정표를 제시했다고 평가받고 있는 에드워드 기번(Edward Gibbon, 1737~1794)이 쓴 「로마제국쇠망사」(The History of the Decline and Fall of the Roman Empire)가 있습니다. 이 책은 로마사 관련 서적가운데 대표적인 작품으로 그 위치를 점하고 있으며, 영문학사에 있어서도 탁월한 작품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현재 영원한 고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데, 전체 6권으로 되어 있습니다. 로마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는 필독서라고 할 수 있으며, 성경배경사적 면에 있어서도 필독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에드워드 기번은 서기 2세기의 트라야누스 황제시대로부터 동로마제국(수도 비잔티움)의 멸망(1453년)까지 대략 1400여년의 역사를 기술하고 있습니다. 그는 로마황제들이 통치하던 시기에 황제들의 정책에 힘을 실어주고 위엄을 부여해 준 것은 로마군대의 힘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는 로마인들은 끊임없이 전쟁을 준비함으로써 평화를 유지했다고 기술합니다. 로마군은 전시(戰時)가 아닌 평시(平時)에도 끊임없이 훈련을 반복했는데, 기번은 로마 군대와 싸워본 경험이 있는 고대 역사가를 인용하면서 그들의 전투 연습은 피를 흘리지 않았을 뿐 실제 전투와도 같았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평화는 말이나 문서조약으로 찾아오고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전쟁을 늘 염두에 두고 평시에 훈련과 연습을 반복함으로 유지될 수 있음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기번의 말 뿐 아니라 실제 인간역사에 있어 평화조약은 하나의 휴지조각이나 쇼에 불과했던 것이 한 두번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국가간 관계에 있어 힘이 약해지면 평화는 지킬 수 없다는 것이 냉혹한 국제질서의 모습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오늘날도 목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기번이나 역사의 교훈에서와 같이 영적 전쟁의 현장에서 살아가는 하나님의 백성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사도 바울은 믿음의 아들 디모데에게 “망령되고 허탄한 신화를 버리고 오직 경건에 이르기를 연습하라 육체의 연습은 약간의 유익이 있으나 경건은 범사에 유익하니 금생과 내생에 약속이 있느니라”(딤전 4:7-8)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영적 전쟁의 승리는 부단한 경건 훈련에 있음을 말씀하는 것입니다. 오늘의 경건 훈련이 오늘과 내일의 승리를 보장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사람 다니엘은 다리오왕의 조서에 어인이 찍힌 것을 알고도 사자굴에 던져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기 집에 돌아가서는 그 방의 예루살렘으로 향하여 열린 창에서 전에 행하던 대로 하루 세 번씩 무릎을 꿇고 기도하며 그 하나님께 감사했다고 말씀합니다(단 6:10). 경건의 사람 다니엘은 하루 세 번씩 무릎을 꿇고 기도하며 하나님께 감사하는 일이 몸에 베여 있었습니다. 그는 “전에 행하던 대로” 행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전에 행하던 대로 경건의 훈련이 습관화 되어 있는 사람은 어떤 고난과 어려움 가운데서도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경험할 수 있는 것입니다. 군사된 자는 전쟁의 승리를 위해 오늘 부단히 훈련에 임해야 하는 것처럼 영전 전쟁에 있어서도 승리할 수 있는 비결은 매일의 경건 훈련인 것입니다. 우리 주님께서 십자가를 앞두시고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셨는데, 누가는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습니다. 곧 “예수께서 나가사 습관을 좇아 감람산에 가시매 제자들도 좇았더니 그곳에 이르러 저희에게 이르시되 시험에 들지 않기를 기도하라 하시고”(눅 22:39-40)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습관을 좇아 감람산에 가시고 그곳에서 기도하신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하나님께서 인생들을 위하여 행하신 일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사람들은 각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는 때입니다, 이에 우리는 “전에 행하던 대로” 행하는 경건 훈련은 어떤 것이 있는가? 를 다시 한번 뒤돌아 보면서 영적 전쟁에서 날마다 승리하는 모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만용

2023-04-20T01:58:18+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