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륜지락(天倫之樂)

5월은 흔히 가정의 달이라고 합니다. 가정과 관련된 날은 어린이 날, 어버이 날, 부부의 날이 있습니다. 그런데 가정에 관련된 날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의 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바다의 달 등도 있습니다. 일년 열두 달 가운데 5월에 기념하는 날이 제일 많은 것 같습니다. 기념일이 많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그만큼 잊어버리고 살기 때문에 특별하게 지정해 놓은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어떻든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모두의 가정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옛 말 가운데 천륜지락(天倫之樂)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것은 “하늘이 정해준 관계로 인하여 즐거움을 누린다”는 뜻입니다. 천륜(天倫) 곧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 간에 서로를 생각하면서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는 말입니다. 이러한 천륜과 함께 인륜(人倫)은 부부관계, 스승과 제자의 관계, 임금과 신하의 관계, 친구관계 등이 있습니다. 인륜(人倫) 역시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옛날과는 달리 현재 일인(一人) 가구, 이인(二人) 가구가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핵가족화 시대가 되다보니 이러한 일이 일어난 것으로 봅니다. 이에 대가족 중심의 옛 시대와는 달리 많은 사람들이 외로움 가운데 살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어려움을 이겨내는 것이 중요한데, 그것은 주님 안에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천륜지락(天倫之樂)이나 인륜지락(人倫之樂)이 대단히 중요하지만 근본적 기쁨을 누릴 수 있어야 이러한 것도 기쁨이 되는 것입니다. 곧 인간은 누구나 하나님과의 관계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입니다.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할 때 인간 세상의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통해 나 자신이 누구이며, 어디서 왔으며, 왜 살며, 삶 이후에는 어떤 세계가 예비되어 있는가? 등을 해결하는 것이 우선적인 일입니다. 그리할 때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부모형제, 친척, 부부, 친구, 이웃 등의 관계를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선순위를 잘 되새겨보아야 합니다.

어느 날 주님께서 사역하시는 중에 모친과 동생들이 찾아왔습니다. 이들이 사람을 주님께보내어 불렀는데, 무리가 주님께 “보소서 당신의 모친과 동생들과 누이들이 밖에서 찾나이다”(막 3:32)라고 했습니다. 이에 주님께서 “누가 내 모친이며 동생들이냐 하시고 둘러 앉은 자들을 둘러 보시며 가라사대 내 모친과 내 동생들을 보라 누구든지 하나님의 뜻대로 하는 자는 내 형제요 자매요 모친이니라”(막 3:33-35)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주님께서 모친과 동생의 관계를 부정하신 것이 아닙니다. 세상에서의 혈연적 관계보다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이 하나님 나라의 가족 관계라는 것입니다. 우선순위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가족관계는 영원하지만 이 땅에서의 가족관계는 이 세상에 국한되기 때문입니다. 이에 하나님 나라의 가족관계가 우선이며, 그 다음이 이 땅에서의 가족관계임을 가르쳐 주신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행복한 사람은 하나님 나라의 가족 관계 속에서 이 땅에서도 함께 가족된 사람인 것입니다. 이 땅에서 함께 살다가 하나님 나라에서 영원히 함께 살기 때문입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이 사실을 기억하면서 하나님 나라 가족으로서의 즐거움과 함께 이 세상에서도 천륜지락(天倫之樂)을 누리는 모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만용

2023-05-04T17:44:26+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