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稅金)과 선정(善政)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인 이야기」12권 “위기로 치닫는 제국” 가운데 로마 황제들이 세금에 대해 취한 자세가 신경질적일 만큼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세제 자체가 단순했다는 것입니다. 공정한 세제의 실현을 위해서는 세제 자체를 단순화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정한 세제야말로 선정(善政)의 근간이라고 그녀는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계속해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선정(善政)이란 정직한 사람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는 사회를 실현하는 것이기 때문이지만, 세율을 최대한 낮게 억제하고 되도록 올리지 않는 것도 선정을 지향하는 아주 중요한 일이다…납세자가 세금이 무겁다는 느낌을 갖지 않도록 세율을 억제해야 한다.”

역사를 보면 나라가 망하는 아주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세금 때문인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로마제국이 긴 역사를 유지할 수 있었던 아주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세금을 “널리 얕게 걷는 것”에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로마황제들은 세금을 경제의 문제로만 본 것이 아니라 정치로 보았기 때문에 이러한 정책을 펼쳤다는 것입니다.

어느 나라건 세금은 국가 재정의 근간을 이루는 너무 중요한 것임을 두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런데 납세자인 국민 입장에서 세금징수가 과하다는 생각이 들게 되면 그것은 상당한 문제를 유발할 수 있는 것입니다. 세금이 과하다는 인식이 퍼지게 되면 탈세나 변칙납부, 세금납부거부 운동 등이 일어나기도 하는 것입니다.

세금 종류도 지나치게 많은 것은 심리적 거부현상을 유발하게 됩니다. 이중과세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세금 징수 현상 역시 상당한 부정심리는 낳게 되는 것입니다. 나아가 성실한 세금납부자에게는 그에 따른 어떤 유익이 주어지게 될 때 자랑스럽게 납부하게 될 것입니다.

세금을 많이 납부하는 사람을 마치 부정한 방법에 의해 치부(致富)한 사람처럼 매도하는 말이나 인식을 갖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것입니다. 물론 소수 어떤 사람들은 부정한 방법을 통해 돈을 벌거나 재력을 형성함으로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늘 기억해야 밝은 사회, 건강한 사회가 형성될 수 있는 것입니다.

세금에 대해 주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곧 “가이사의 것이니이다 이에 가라사대 그런즉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마 22:21)고 하셨습니다.

또한 예수님께서 가버나움에 가셨을 때데 세금징수하는 사람들이 베드로에게 나아와 “너의 선생이 반 세겔을 내지 아니하느냐”라고 물었습니다. 베드로가 내신다고 한 후 집에 들어가니 주님께서 베드로에게 “시몬아 네 생각은 어떠하뇨 세상 임금들이 뉘게 관세와 정세를 받느냐 자기 아들에게냐 타인에게냐”라고 물으셨습니다. 이에 베드로가 “타인에게니이다”라고 대답하자, 주님께서 “그러하면 아들들은 세를 면하리라 그러나 우리가 저희로 오해케 하지 않기 위하여 네가 바다에 가서 낚시를 던져 먼저 오르는 고기를 가져 입을 열면 돈 한 세겔을 얻을 것이니 가져다가 나와 너를 위하여 주라”(마 17:24-27)고 하셨습니다.

사실 온 세상의 주인은 주님이십니다. 주님은 세금 내실 필요가 없습니다. 모든 것이 주님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오해를 피하시기 위해 베드로에게 가서 세금을 내라고 하신 것입니다.

오늘 우리 역시 세상에서 열심히 일해서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면에서 성도가 세상의 오해를 피하기 위해 성실한 납부는 중요한 일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세금제도 등을 통해 세속 권력이 교회를 길들이려고 한다든지 핍박의 도구로 삼으려는 시도 등은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이만용

2023-08-02T19:15:1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