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은혜였습니다

   우리나라 근대사에 빼놓을 수 없는 인물들이 김옥균, 유길준, 박영효, 홍영식, 서재필, 서광범, 윤치호 등입니다. 이들은 개화사상을 가지고 당시 잠자고 있던 고요한 아침의 나라, 은둔의 나라였던 조선을 깨우려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일본 근대 계몽운동가였던 후쿠자와 유키치(福ふく澤ざわ諭ゆ吉きち, Fukuzawa Yukichi, 1835~1901년)입니다.

그는 메이지 유신의 주역 가운데 한 사람이었는데, 이토 히로부미와 오쿠마 시게부로와 함게 일본 자유주의의 출발점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그는 ‘지지신보’(時事新報; 시사신보)를 창간해 영어 민주주의라는 Democracy 를 처음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나아가 게이오대학의 전신인 게이오기주쿠(慶應義塾; 경응의숙)를 설립하여 국민을 깨우려고 했습니다. 「학문을 권함」은 교육가로서 후쿠자와 유키치의 면모를 가감없이 보여주는 책입니다. 그는 이 책 외에 「서양사정」(西洋事情), 「문명론의 개략」등을 저술했습니다.

그이 문명개화 사상은 당시 조선의 문명개화를 위해 자신이 삶을 올인 한 김옥균을 위시한 인물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주었으며, 1884년 조선의 갑신정변에 개입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입장에서 보면 후쿠자와 유키치에 대한 좋지 않은 평가도 있습니다. 이는 그가 정한론(征韓論), 탈아입구(脫亞入歐: 아시아를 벗어나 유럽으로 들어가는 것)론을 통해 제국주의 사상의 기초를 놓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누구에게건 배울 것은 배워야 하는 지혜를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 주님께서는 당시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을 대함에 있어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저희의 말하는 바는 행하고 지키되 저희의 하는 행위는 본받지 말라”(마 23:3)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역시 취할 것만 취하는 지혜를 갖는 것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는 일본 사람들이 존경한 대표적 인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데, 일본 일만엔권 지폐에 그의 초상이 실려있다가 현재는 일본자본주의 아버지로 불리는 시부사와 에이이치로 교체되어 있습니다.

후쿠자와 유키치가 한 말 가운데 유명한 언급들이 있습니다. 가령 「학문을 권함」의 가장 첫 부분에 나오는 “하늘은 사람 위에 사람을 만들지 않았고 사람 밑에 사람을 만들지 않았다고 한다.”라는 것입니다.

또한 그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수백권에 달하는 국제법 서적도 서너 문의 대포와 겨루지 못한다. 아무리 많은 우호 조약도 얼마 되지 않는 화력 앞에 속수무책이다. 대포와 화약이 바로 법이다.”아주 현실적이며 냉철한 인식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조선이 잠들고 있던 시기 이러한 사람들이 이웃 일본에 있었기에 후일 우리나라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특히 당시 패권국이었던 영국을 중심으로 러시아, 청나라, 독일, 프랑스, 오스트리아, 미국 등 열강들에 의한 각축장으로 변해버린 조선은 아무런 대책도 없이 자본이 수탈당하고 백성들이 죽어나가고 급기야 나라까지 빼앗겨 버리는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우리나라 근대사를 공부하다 보면 그야말로 분노가 솟아오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시 지도층이 이렇게 무능할 수 있는가? 권력 가진 자들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부패하고 타락할 수 있는가? 국제정세에 대한 정확한 판단은 고사하고 나라와 백성을 위한다는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는 권력가들의 무지몽매와 이기적 탐욕 등은 나라가 빨리 안 망했던 것이 도리어 이상하게 여겨질 지경인 것입니다.

이에 현 시점에서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생각해 보면 그야말로 기적인데, 이는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음을 깨닫게 됩니다. 에벤에셀의 하나님의 역사가 오늘을 있게 한 것입니다. 미국의 초대대통령 조지 워싱턴(George Washington, 1732~ 1799년)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습니다.

“하나님과 성경 없이 한 나라를 바르게 통치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It is impossible to rightly govern a nation without GOD and THE BIBLE.)

하나님 아버지! 하나님의 섭리와 크신 은혜 가운데 세워진 대한민국이 하나님의 뜻과 성경 가운데 세워져 가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리함으로 이 땅의 교회들을 중심으로 민족 복음화와 세계 선교의 그 사명을 감당케 하여 주시옵소서!

이만용

2024-05-26T22:56:46+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