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의 한 사람인 당나라의 한유((韓愈, 768~824년)가 아들 부(符)에게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 권면하는 시(詩) 속에 “등화가친지절”(燈火可親之節)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의 뜻은 “등불을 가까이하여 책 읽기 좋은 계절”이라는 말인데, 흔히 가을이 되어 날씨가 서늘해지고 열매를 기다리면서 마음이 편안하게 되는 계절로 공부하기에 더없이 좋은 때라는 것입니다. 원래 이 구절이 나오는 시(詩)의 제목은 “부독서성남”(符讀書城南)입니다. 성남으로 공부하러 간 아들 부(符)에게 독서를 권장하는 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모는 원래 자식들의 성장과 진보에 관심이 많습니다. 특히 아버지는 아들이나 딸들이 자신보다는 좀 더 나은 실력을 연마하고 멋진 삶을 살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부모된 사람은 누구나 예외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좋은 스승을 소개하기도 하고 학교에 입학하여 배우기를 열망하는 것입니다.
사람이 세상을 살면서 재산을 많이 모으고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할지라도 자녀들이 무지막지(無知莫知)하면 그 고민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입니다. 무지막지(無知莫知)란 말은 아는 것이 없으면서도 알려고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배우기를 멈추었거나 싫어한다는 의미입니다. 배우기를 멈추는 것은 정지된 것이 아니라 퇴보를 의미합니다. 사람은 끊임없이 배우려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배움은 죽을 때까지 지속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믿음의 아들 디모데에게 다음과 같이 권면하고 있습니다. “누구든지 네 연소함을 업신여기지 못하게 하고 오직 말과 행실과 사랑과 믿음과 정절에 대하여 믿는 자에게 본이 되어 내가 이를 때까지 읽는 것과 권하는 것과 가르치는 것에 착념하라”(딤전 4:12-13).
잠언 기자 역시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 그리하면 늙어도 그것을 떠나지 아니하리라”(잠 22:6)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하나님의 자녀된 성도는 이 땅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고 가르치는 일에 열심을 내어야 합니다. 세상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하신 일에 별로 관심 없습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의 자녀들은 하나님께서 인생들에게, 그리고 이 세상에서 행하신 일들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하나님께 감사하며 찬양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믿음의 아들 디모데에게 다음과 같이 계속 권면합니다. “악한 사람들과 속이는 자들은 더욱 악하여져서 속이기도 하고 속기도 하나니 그러나 너는 배우고 확신한 일에 거하라 네가 뉘게서 배운 것을 알며 또 네가 어려서부터 성경을 알았나니 성경은 능히 너로 하여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에 이르는 지혜가 있게 하느니라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이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케 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하기에 온전케 하려 함이니라”(딤후 3:13-17).
말세에 사람들은 더욱 악해지고, 속이고 속으며, 미혹하고 미혹당하기도 하면서 각기 소견에 옳은대로 살아갑니다. 이에 어떤 상황에서건 성도는 진리의 말씀인 하나님의 말씀 배우기를 멈추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고 확신하는 일에 열심을 내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 하나님 경외하기를 배워 믿음으로 세상을 이기며 나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배도(背道)의 물결이 쓰나미처럼 몰려오고 있는 시대입니다. 영적으로 심히 혼탁한 때인 것입니다. 이에 시대를 잘 분별해야 합니다. 사도 바울은 로마 교회 성도들을 향해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롬 12:2)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말세지말(末世之末)을 살아가는 우리 역시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거룩하신 뜻을 제대로 분별한 가운데 그 뜻 가운데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등화가친지절”(燈火可親之節)! 우리는 등불이 아닌 형광등, 아니 더 좋은 LED등(燈)을 마음껏 켜고 공부할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성경을 읽고 묵상하고 실천하기에 좋은 계절 가을을 맞이하여 말씀을 사랑함으로 승리하는 모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