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으로

흰머리 소년, 동요 할아버지 등의 별명을 가지고 있는 석당 윤석구 선생의 “젋어 가는 길”이라는 시집이 있습니다. 이 시집 가운데 ‘젊어 가는 길’이라는 다음과 같은 시(詩)가 있습니다.

젊어 가는 길

윤석구​

​지금도 눈 감으면

내 고향 산촌 골짜기 숲속에서는

밤에는 반딧불이 별밤을 이루고

실개천 물소리는 갓 따온 오이 속처럼

싱싱한 향기를 전해 줍니다​

나무에 꽃은 떨어져도 신록을 만들어 주듯이

세월이 떨어져 나가도​

동심을 잃지 않고 유지하고 있으면

생각에 빛나는 마음을 주어 축복의 길이었으며

그 길이 바로 젊어 지는 길이었습니다​

​젊어 가는 길은 가까운 곳에 있는 데도

사람들은 먼 곳에서 찾아 헤메는 것 같았습니다

나이 상관없이 구멍 난 청바지 입고​

나 지금 젊어 가는 길을 걷고 있다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정작 동심을 겪으면서도 그 동심을

유지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한번 가면 오지 못한다고

외길만 있는 것처럼 보며

욕심을 부리는 것이 바로 늙음의 길이요

동심의 길을 보며

사는 것이 바로 젊게 사는 길이었습니다​

​아, 젊게 산다는 것은

동안을 유지하려고 애쓰는 것이 아니라

동심을 잃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

누가 대신 걸어갈 길이 아니기에

오늘도 동심을 품고 그대 곁으로 갑니다

오롯이 젊어 가는 동심의 길로 걸어갑니다​

​                                     깊은 산속 옹달샘의 물방울처럼

새벽 공기에 가슴이 마구 뛰듯

그렇게 걸어갑니다

윤석구 선생은 1940년 생인데, 만나서 대화를 나누어 보니 참으로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을 가진 분이었습니다. 순수함과 진실함과 성실함이 그대로 베여 나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에 좋은 시집도 두 권 선물 받았는데, 그 가운데 시 한편을 여기에 소개한 것입니다.

우리 역시 하나님 앞에서 영원한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천국 백성으로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있는 이 주간 하나님 앞에서 기뻐함으로 승리할 수 있는 모두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이만용

2025-05-08T19:37:21+00:00